[정일환의 Aim High] 쫄지 마, 대한민국

입력 2019-01-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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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부장

공자의 제자 가운데 증삼(曾參)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집안 사정이 넉넉지 못해 어머니가 손수 짠 옷감을 내다팔아 생계를 유지했다. 어느 날 이웃집 사람이 뛰어와 “증삼이 사람을 죽였답니다. 어서 피하십시오”라고 했다. 어머니는 “내 아들이 그럴 리 없소” 하며 태연히 베틀을 돌렸다. 잠시 후 다른 사람이 또 나타나 “당신 아들이 사람을 죽였다오”라고 했다. 어머니는 이번에도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여전히 베틀 앞에 앉아 있었다. 하지만 또 한 사람이 달려와 “증삼이 사람을 죽였답니다”라고 하자 어머니는 뛰듯이 일어나 담을 넘어 도망치고 말았다. 멀쩡하던 증삼은 살인자가 됐고, 모친은 도망자 신세가 됐다.

자고로 “늑대”라고 세 번 외치면 늑대가 나타나고 세 사람이 입을 맞추면 없는 호랑이도 날뛰기 시작하는 법이다.

지난해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이 ‘2018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October 2018)’을 내놨다. 보고서는 한국의 2018년 경제성장률(GDP) 전망치를 3.0%에서 2.8%로, 2019년은 2.9%에서 2.6%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해 9월 내놓은 중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2018년 한국 경제가 2.7% 성장에 머문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5월 발표에서 예상했던 3.0% 성장보다 0.3%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보고서들이 나오자 외환위기가 다시 올 것처럼 늑대가 울고 호랑이 그림자가 어른댄다. 곧 증삼이 사람도 죽일 기세다. 우리 경제는 정말 침몰할까. 쫄지 마라. IMF와 OECD가 그런 일 없단다.

먼저 ‘국가부도의 날’의 빌런 IMF 보고서를 읽어보자. 쫄리는 기억을 안겨준 저승사자지만, 정신줄 붙잡고 똑바로 쳐다보면 동아줄도 보인다.

2018년은 미국 2.9%, 유로존 2.5%, 독일 1.9%, 영국 1.4%, 일본 1.1% 순서다. 2019년은 미국 2.5%, 독일 1.9%, 영국 1.5%, 유로존 1.4%, 일본 0.9% 순이다.

망조 들었다는 한국이 2018년 2.8%, 2019년 2.6%이니 1%대인 독일과 영국은 작년에 부도가 났을 테고 0%대인 일본 경제는 올해 안에 구제금융을 신청할 태세다.

IMF는 한국의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율 전망치도 2018년 5.0%에서 2019년에는 4.7%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숫자를 놓고 일각에선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꼈다”고 호들갑이다.

하지만 지구에서 혼자 잘나간다는 미국의 전망치는 -3%로 역성장이 점쳐졌다. 중국,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수출 천재들이 속한 아시아 평균도 1.4%로 우리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OECD는 어땠나. 경제전망 보고서(OECD Economic Outlook)를 보면 미국의 2019년 경제성장률은 2018년 2.9%에서 0.2%포인트 하락한 2.7%로 전망됐다. 2020년에는 2.1%로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존의 경우 2018년 2%, 2019년 1.8%, 2020년은 1.6%다. 일본은 2018년 0.9%, 2019년 1.0%, 2020년에는 0.7%로 내다봤다.

반면 떨어진다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19년 2.8%로 오히려 높아져 미국을 제친다. 그리고 2020년에는 2.9%로 OECD 성장률 보스로 등극한다.

물론 쓴소리도 들어 있다. 한국이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소득주도성장과 관련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생산성 격차를 줄이는 개혁을 병행하고,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속도를 낮춰야 한다고 권고했다.

2019년 황금돼지 해가 밝았다. 올해 살림살이가 넉넉하리라 말하기엔 현실이 너무 매섭다. 하지만 모름지기 신년 벽두는 희망을 품기 좋은 시기다. 헬스장이 미어터지고 외국어 학원이 붐비는 이맘때, 우리 경제도 올해는 든든한 체력과 글로벌 마인드로 재도약하리라 기대해 본다. 겨울이 깊으면 봄도 머지않은 법이다.

w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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