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케일럼 체이스, ‘경제의 특이점이 온다’

입력 2019-02-1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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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변화시킬 미래사회 시나리오

급격한 기술 변화는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긴 시각에서 바라볼 책으로 케일럼 체이스의 ‘경제의 특이점이 온다’를 추천한다. 인공지능과 과학기술 전반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작가가 쓴 이 책은 방대한 참고문헌을 덤으로 제공한다. 책을 읽다가 추가적 정보를 원한다면 주(註)를 참고하면 된다.

이 책은 자동화 역사, 이번에는 다를까, 타임라인, 해결문제, 시나리오, 요점과 권고사항으로 구성된다. 자동화를 향한 인류의 긴 여정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 책은 기계지능이 실현되면 지금까지와 다른 유형의 자동화가 전개될 것으로 내다본다. 기존의 자동화가 또 다른 직업군의 출현을 도왔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저자는 인공지능의 부상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주장을 꼼꼼히 리뷰하고 있다. 그는 인공지능을 자동차에, 알고리즘을 엔진 제어장치에, 빅 데이터를 연로에, 컴퓨터 계산 능력을 엔진에 비유한다. 이 모든 것이 상호 연결과 상호작용을 통해 만들어내는 것이 기하급수적 기술 발달과 미래라고 본다.

그러면서 기하급수적 성장의 특징은 어느 지점까지는 수평에 가까운 곡선처럼 보이고 그 지점을 통과한 시점부터 수직에 가까운 곡선을 보인다고 지적한다. 그가 우려하는 것은 향후 10년 이내에 기계들은 얼굴과 그 밖의 이미지들을 사람보다 더 잘 인식하고, 인간의 언어를 잘 알아듣고, 거기에 상식까지 갖추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고용 시장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인지적 부담이 크지 않은 저소득 직업군부터 자동화되기 시작해 마침내 기자나 변호사, 의사와 금융업 종사자 같은 전문직에까지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본다.

그는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 생기면 그곳을 중심으로 새로운 직업군이 부상할 것이라는 주장에 수긍한다. 그러나 그런 분야에서 요구하는 인재는 기계지능으로 인해 직장을 잃는 사람들 몫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그는 기계 지능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직업 시장에서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는 사람들에게 실리콘 밸리가 지적하는 한 논문을 제시한다.

그것은 2014년에 존재하는 직업의 80퍼센트는 이미 1914년에 존재했던 직업이라는 점이다. 새로 생긴 20%에 해당하는 직업 종사자 수는 그리 많지 않고 전체 인구의 10%에 불과하다. 그는 아무리 낙관적으로 해석하더라도 과거의 사례는 생각만큼 앞으로의 상황을 예상하는 데 고무적이지 않다. 그는 “현재 인간이 보수를 받으면서 하는 일에 필요한 기술들을 앞으로 20~40년 사이에 기계가 모두 습득하게 될 것”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저자는 미래에 대한 시나리오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자동차의 경우 2021년에는 시험 주행을 하고, 2031년에는 장거리 트럭이 대부분 자율주행을 하며, 2041년이 되면 차량 가운데 인간이 운전하는 경우는 드물 것이라는 내용이다. 이런 전망에 기초해 저자가 내다보는 미래는 보통 사람들에게 밝지 않다. 보통 소비자들의 구매력 저하로 인한 경기 위축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그다음 등장하는 것이 가장 논쟁적인 주장이다. 기술적 실업 문제로 인해 더 이상 일할 수 없는 사람을 사회가 먹여살릴 수 있는 방도를 생각해 내야 하고 이런 과정에서 보편적 기본소득 제도의 도입은 불가피한 것으로 내다본다.

저자는 나아가 소유제도의 변경까지도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하는데, 이는 너무 앞서나가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진단과 전망이 맞아떨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앞으로 펼쳐질 미래상에 대해 다양한 전망을 해 보는 일은 현재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유익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분명한다.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에 대해 유보적이긴 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술 변혁은 일찍이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할 정도로 급격한 변화를 수반할 가능성의 문이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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