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손정의 회장, 비트코인 투자로 1500억 가까이 날려

입력 2019-04-24 08:32 수정 2019-04-2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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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브리거 포트리스 회장 권유로 가격 최고점일 때 들어갔다가 거액 손실

‘투자의 귀재’로 정평이 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투자로 거액의 손실을 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가 지난 2017년 인수한 자산운용사 포트리스인베스트먼트그룹의 피터 브리거 공동회장의 권유로 비트코인에 개인적으로 투자했다가 1억3000만 달러(약 1485억 원) 이상을 잃었다고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소프트뱅크 대변인과 브리거 회장 측 모두 WSJ의 보도에 언급을 피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손 회장은 비트코인 시장이 열광의 도가니에 휩싸여 가격이 최고점에 다다르던 2017년 말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가격은 이미 연초 대비 10배 가까이 폭등한 상태였다. 정확한 투자액은 불분명하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2017년 12월 중순에 거의 2만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손 회장은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한 지난해 초반에 매각했다. 전날 비트코인 가격은 5381.05달러로, 2년 전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손정의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하며 가장 수준 높은 투자자조차도 비트코인 열기에 사로잡혀 뛰어들었다가 거액의 손실을 본 것이다. 손 회장은 신속한 투자 결정과 위험한 대규모 베팅으로 유명하며 대부분 성공을 거뒀다. 그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로 성장한 알리바바그룹홀딩의 마윈 설립자를 딱 5분 보고 나서 투자 결정을 내렸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손 회장은 30분 만에 실내 식물 재배 스타트업에 2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적도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억만장자지수 집계에서 손 회장의 재산은 190억 달러에 달해 비트코인 손실로 신경 쓸 필요는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인다. 다만 참을성과 선견지명이 있는 투자자라는 명성에는 다소 흠집이 생긴 듯하다고 WSJ는 평가했다.

브리거 회장도 비트코인 투자자로 유명한 인물이다. 포트리스는 브리거 체제인 지난 2013년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했다. 당시 비트코인은 불법 온라인 거래에 쓰이는 비주류 기술로 간주됐다. 그러나 초창기 비트코인에 투자한 결과 소프트뱅크가 포트리스를 인수할 무렵에는 그 가치가 1억5000만 달러 이상이었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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