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전 아버지처럼… '위기론' 앞세운 이재용

입력 2019-06-1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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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사장단과 연이어 회동… 시나리오별 대응 논의

“지금이 진짜 위기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앞으로 10년 안에 삼성을 대표하는 제품들이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앞만 보고 가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10년 경영 복귀와 함께 강조한 위기론이다.

그로부터 9년 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10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라는 위기론을 내세워 임직원들의 정신무장을 강조하고 있다. 그만큼 최근 대내외 경영환경이 악화일로인 탓이다.

이 부회장은 미국과 중국 정부가 첨단산업을 놓고 벌이는 무역 전쟁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삼성은 5G(5세대 이동신), 인공지능(AI)와 같은 거대한 신산업 물결이 향후 경영 환경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지난 1일 DS(부품)부문 사장단회의를 연 데 이어 13일 두 번째 DS부문 사장단 회의, 14일 IM부문 사장단 회의를 차례로 소집한 이유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부문별 경영전략 및 투자 현황을 직접 챙기는 것”이라면서 “CE(소비자 가전) 부문 사장단과 다른 관계사와의 간담회도 순차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17일 삼성전기를 방문해 전장용 MLCC와 5G 이동통신 모듈 등 주요 신사업에 대한 투자와 경쟁력 강화 방안도 직접 챙길 계획이다.

이 부회장이 최근 가장 우려하는 점은 미중 무역 분쟁의 장기화다. 미국 정부가 자국 안보를 내세워 삼성전자와 같은 제3국 기업에도 화웨이 등 중국계 기업과의 거래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등 압력을 넣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삼성전자가 미국 편에 서면 중국 정부로부터 보복 조치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중국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경영진 등을 불러 미국 압박에 협조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중 어느 한 지역 사업만 차질을 빚어도 경영에 치명적”이라고 우려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매출(244조 원) 가운데 미국(33.5%)과 중국(17.7%)이 차지하는 비중은 51.2%에 달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최근 들어 이 부회장의 ‘사내 일정’을 잇따라 공개하고 있는 것에 대해 재계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올 초까지만 해도 ‘일상적으로 소화하는 경영 일정을 일일이 공개할 필요는 없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었다.

다른 그룹 총수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내부 회의 일정은 밖으로 알리지 않는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위기의식을 대내외에 알리고, 화웨이 사태와 메모리 반도체 시장 불황 장기화 등에 대비하기 위한 기술 개발 및 투자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려는 취지”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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