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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타다 설전’ 속 불나방의 외침

김보름 금융부 기자

▲금융부 김보름 기자
▲금융부 김보름 기자
“도시를 달리는 오토바이는 불 속으로 들어가는 불나방 같다.”

맥도널드 배달원이자 라이더유니온 초대위원장인 박정훈(35) 씨가 12일 사무금융노동조합 우분투재단 출범식에서 한 말이다. 그는 “월요일에 버스와 충돌해 라이더 1명이 돌아가셨다. 우리끼리 만나면 누가 식물인간이 됐더라, 누가 죽었다더라 이런 얘기를 많이 한다”며 “쓰는 사람은 많은데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고 절규했다.

국내 배달음식 시장 규모는 2017년 약 15조 원에서 지난해 20조 원(공정위 기준) 규모까지 급성장했다. 이 중 배달앱 시장은 3조 원 규모다. 지난해 기준 누적 이용자 수는 2500만 명 수준이다. 배달 앱은 이제 필수다. 집 밖으로 나가기 귀찮을 때, 회사 야간당직 때 우리는 배달 노동자들을 만난다. 필요할 때는 ‘언제 오나요’라며 애타게 기다리지만 목표물(음식)을 받은 뒤 그들은 잊힌다.

‘배달의민족’ 등 배달대행업체나 ‘타다’ 등 승차공유 플랫폼에서 만나는 이들은 플랫폼 노동자로 분류된다. 플랫폼 노동자들은 정보통신기술(IT)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플랫폼에서 노동을 제공한다. 6월 기준 국내 플랫폼 노동자는 53만 명(고용정보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들을 보호할 법은 아직 없다. 최저임금·야근수당·산재보험 등 노동자로서 누릴 수 있는 권리에서 제외된다.

지난달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이재웅 쏘카 대표이사 간 설전이 금융권을 뜨겁게 달궜다. 최 위원장은 핀테크 행사에서 “혁신의 승자들이 패자를 이끌고 함께 걸을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혁신에는 승자와 패자가 없다”고 맞받아쳤다. 이들이 말하는 혁신의 승자는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벤처기업) 반열에 오른 ‘배달의민족’, ‘타다’ 등 혁신 스타트업일 것이다. 하지만 이 언쟁에 플랫폼 노동자들은 낄 틈이 없었다.

배달의민족, 야놀자, 타다 대표가 대통령 순방 사절단으로 따라가는 사이 그 반대편을 지탱하는 노동자는 오늘도 목숨을 걸고 달리고 있다. 열매는 플랫폼 기업이 차지하는 반면, 위험과 사회적 책임은 배달 노동자가 오롯이 지는 구조다. 박정훈 위원장의 “우리는 노동조합을 만들 수 없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으로 단체교섭과 단체행동권을 보장해 달라”는 외침이 공허한 메아리로 남지 않기 바란다.

<저작권자 ⓒ 이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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