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원 시장 잡아라”…미·중 스트리밍 강자들 전쟁터 된 동남아

입력 2019-06-2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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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부터 태국 방콕에서 제34회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가 나흘간 열린다. UPI연합뉴스
▲20일부터 태국 방콕에서 제34회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가 나흘간 열린다. UPI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세계적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강자들이 동남아시아로 모여들고 있다. 동남아시아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매년 수백 억 달러 규모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는 넷플릭스, 텐센트와 같은 세계 거물급 기업이 동남아시아에서 경쟁하고 있다며 “텐센트가 해외 첫 스트리밍 서비스인 ‘WeTV’를 태국에서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텐센트의 리 카이첸 해외 스트리밍 운영 책임자는 “앞으로 중국 밖에서 비디오 스트리밍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며 “특히 잠재 수요가 높은 동남아 지역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기업인 넷플릭스가 먼저 발을 들인 동남아 시장에 중국의 텐센트가 진출을 선언하면서 경쟁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현재 동남아의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 31%를 점유하고 있다. 현지에서 제작한 콘텐츠를 만들면서 점유율을 빠르게 늘렸다. 넷플릭스는 올해 안으로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8개국에 100개의 새로운 콘텐츠를 추가할 계획이다.

동영상 시청이 여전히 동남아 일부 지역에서 지배적인 여가활동인 상황에서 국영으로 운영되는 TV의 콘텐츠가 부족하고 동영상 품질이 낮은 상황이 스트리밍 시장을 더욱 키우고 있다. 영국의 마케팅업체인 위아소셜에 따르면 동남아 지역의 일일 평균 인터넷 사용 시간은 필리핀 10시간, 태국 9시간 등이다. 태국인들이 이 중 동영상을 시청하는 데 들이는 시간은 3시간 30분 남짓이다.

업계는 긴 인터넷 사용시간에 비해 매출이 적은 점을 고려하면 동남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 전문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들의 국가별 매출 비중은 미국이 46%, 중국이 7%, 일본이 6%,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국이 2% 정도다.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홀딩스는 보고서를 통해 “게임과 광고를 포함한 동남아 온라인 미디어 시장은 지난해 110억 달러(약 12조 원)를 돌파했으며 2025년에는 3배로 성장해 33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동남아시아 각국에선 현지 업체들도 속속 경쟁에 뛰어드는 추세다. 그중 최대 강자는 ‘동남아의 넷플릭스’라고 불리는 말레이시아의 아이플릭스(Iflix)로, 동남아 시장의 22%를 점유하며 넷플릭스를 바짝 좇고 있다.

이 외에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업체인 부깔라팍(Bukalapak)은 축구 경기 생중계 및 어린이 만화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동영상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선 차량 공유 업체 그랩이 지난달 말 싱가포르텔레콤과 제휴하며 OTT 시장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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