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 ‘AI 선생님’ 만나니 수포자도 없어졌네요

입력 2019-07-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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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틀리면 즉시 복습문제 제시... AI 학습 과정 기록, 평가에 유용

▲일본 히가시오사카시에 있는 긴키대학 부속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태블릿에 있는 AI 교육 앱으로 수학문제를 풀고 있다. 사진제공 긴키대학 부속 중학교
▲일본 히가시오사카시에 있는 긴키대학 부속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태블릿에 있는 AI 교육 앱으로 수학문제를 풀고 있다. 사진제공 긴키대학 부속 중학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교육 현장에도 혁신의 물결이 일고 있다. 일본에서 최근 그동안의 공장형 교실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맞춤형 교육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일본 오사카부 히가시오사카시에 있는 긴키대학 부속 중학교에서 AI 교육 스타트업 콤파스가 개발한 앱 ‘큐비나’를 사용한 수업이 실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AI 수업에서는 교사가 칠판에 내용을 적고 학생들이 수동적으로 학습하는 과거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다. 교사는 교실을 천천히 걸으면서 학생들에게 조언한다. 하지만 그의 교사의 손에는 교과서가 들려 있지 않으며 칠판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학생 개개인이 가진 태블릿의 큐비나 앱이 또 다른 교사 역할을 한다. 큐비나가 내는 문제는 학생들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수학에서 공식의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잘못 교체한 학생이 있으면 즉시 비슷한 유형의 복습문제를 제시하는 방식이다.

AI가 학습 과정을 세밀하게 기록·분석하기 때문에 교사의 학생 성적 평가에도 매우 유용하다. 긴키대 부속중은 내년 성적표 재검토 도입도 고려하고 있다. 지난해 큐비나를 도입한 도쿄 치요다 구립 고지마치 중학교는 학생들이 종전보다 약 2배 속도로 한 단원의 학습을 마무리했으며 상하위권 학생들의 성적 격차가 평균 5포인트 줄었다고 밝혔다.

일본은 고령화로 AI를 통한 교육혁명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일본 중학교 교사의 3분의 1 이상이 50세를 넘어 향후 인력 부족 심화가 불가피하다. 그런 가운데 AI가 학생 각각의 약한 분야를 분석하고 개개인의 관심에 따른 학습과정을 제시한다면 수업 풍경이 바뀌는 것은 물론 학생 모두가 소외되지 않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창조적 파괴’가 일어난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사이타마현 교육위원회는 올해 학력 조사와 정기시험 결과를 AI로 분석하는 실증 사업을 시작했다. 매년 30만 명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시험 결과와 생활습관 설문조사 등 다양한 데이터를 결합해 개별 상담과 진로지도에 활용한다.

싱가포르 교육심리학자인 응 멍렉 박사는 학습부진이나 장애를 겪는 아동을 위한 AI 학습능력 훈련 프로그램 ‘뉴로LAT(NeuroLAT)’를 개발했다. 예를 들어 경미한 자폐증으로 산수 성적이 극도로 나쁜 10세의 한 학생은 매일 30분간 컴퓨터가 제시하는 다양한 문제를 푼다. 응 멍렉 박사는 “인간의 학습에는 공간인식과 음성기억 등 39개 분야의 인지능력이 필요하다”며 “뉴로LAT는 난이도가 다른 100만 문항의 문제가 수록돼 있어 수강자 눈높이에 맞춰 학습능력 자체를 단련한다”고 설명했다.

개발도상국인 네팔에서는 인터넷을 활용한 원격 교육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네팔 동부 산간마을 학생들이 차로 10시간 이상 떨어진 수도 카트만두의 우수한 교사들로부터 수업을 받고 있다.

이 실험을 진행하는 비영리단체 ‘유미네팔(YouMe Nepal)’의 샤라도 라이 대표는 “네팔은 어린이들의 학교에 처음 들어간 지 10년 만에 중학교에 해당하는 과정 수료 시험을 치르지만 공립학교 학생 합격률은 35%에 불과하하고 지방으로 갈수록 더 떨어진다”며 “시험에 통과하지 못한 학생들은 단순 노동을 강요당하고 계속 빈곤한 상태에 있게 된다. 원격 수업은 이런 힘든 상황을 바꿀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영상 재생이나 복잡한 데이터 처리를 고속으로 할 수 있는 5G 시대가 오면 전 세계 사람 모두가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디지털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AI 교사’의 활약은 교육은 물론 세계의 미래를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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