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 대통령의 ‘원 코리아 꿈’과 냉혹한 현실

입력 2019-08-16 05:00 수정 2019-08-1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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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기념사에서 ‘경제 克日’을 강조하면서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국내외 자료를 인용해 ‘2024년경 1인당 국민소득이 4만 불을 돌파하고’ 2050년경 국민소득 7만~8만 불 시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45년 통일과 세계 경제 6위권 도약도 언급했다.

대전제는 문 대통령이 주창해온 평화경제다.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국제사회의 제재가 풀리고 남북협력을 통해 긍극적으로 남북이 평화 통일에 이르면 가능하다는 큰 그림이다.

문 대통령은 “평화와 통일로 인한 경제적 이익이 매우 클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며 “남과 북의 기업들에도 새로운 시장과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북 모두 막대한 국방비뿐 아니라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무형의 분단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저성장, 저출산·고령화의 해답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고 했다. 평화경제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북한이 경제건설로 정책기조를 바꾼 상황에서 시장경제 도입이 이뤄지고 있고, 국제사회도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경제성장을 돕기로 약속한 만큼 성사 가능하다는 논지다.

국민 모두가 바라는 바다. 이렇게만 된다면 더 바랄 게 없다. 우리가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문 대통령의 희망과는 거리가 멀다. 정치 경제 안보 어느 것 하나 불안하지 않은 게 없다. 정치는 실종됐다. 이념을 앞세운 진영논리가 판을 친다. 경제는 벼랑 끝에 몰렸다. 성장률 전망치는 하루가 멀다 하고 떨어지고 있다. 믿었던 수출은 8개월째 하강을 계속하고 있다. 경제의 기초체력인 잠재성장률은 90년대 5%대에서 이젠 2%까지 떨어졌다. 미중 무역 갈등에 일본과의 경제전쟁까지 겹쳐 1%대로 떨어지는 건 시간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문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한 평화경제의 당사자인 북한은 무력도발을 서슴지 않는다. 최근 1주일에 두 발꼴로 신형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불만이 있어도 판을 깨거나 대화를 어렵게 해선 안 된다”는 문 대통령을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행세 말라’고 수모를 주고 청와대와 정부 당국자를 ‘겁먹은 개’ ‘바보’라고 조롱하는 상황이다. 러시아까지 끌어들여 북·중·러 공조체제를 구축하는 마당에 우리는 일본과의 갈등으로 한미일 공조마저 흔들리고 있다.

경제 극일도 말처럼 쉽지 않다. 기술 경쟁력이 필수다. 정부는 예산을 대거 투입해 첨단 기술 국산화를 서두르겠다고 한다. 기업인들을 수시로 불러 머리를 맞대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수십 년간 쌓아온 기술력을 단기간에 따라잡을 수 없는 일이다. 기업인들은 국제분업 구조를 회복하는 ‘외교 해법’이 현실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총체적 위기다. ‘경제 여건이 나아지고 있다’고 포장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결국 북한은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는 불확실한 정부의 ‘희망 사항’으로 어물쩍 넘길 상황도 아니다. 위기를 부른 경제 정책과 대북 정책 등 국가의 근본 정책기조를 전면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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