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건설 ‘빅3’]자산 9兆 중흥건설, 시장 신뢰도는 ‘바닥’

입력 2019-08-20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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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19-08-19 17:32)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공공택지 입찰에 페이퍼컴퍼니 동원…부실시공ㆍ하자 처리 방치 '오명'도

중흥건설그룹은 올해 재계 서열 37위다. 주요 계열사로는 중흥건설과 중흥토건 등이 있다. 그룹의 총 자산 규모는 9조 원대로 조만간 10조 원대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러나 지역 기반 건설사의 성장을 바라보는 건설업계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중흥건설그룹은 정창선 회장을 중심으로 한 가족 지배 기업이다. 정 회장은 1983년 중흥건설의 전신인 금남주택을 설립하면서 건설업계에 본격 뛰어들었다.

중흥건설이 전국구 건설사로 이름을 떨친 것은 2010년대 초반이다. 대형 건설사들이 수백억 원의 위약금을 물고 포기했던 세종시 땅(공동주택 용지)를 저렴한 가격에 사들인 뒤 아파트 분양에 앗달아 성공하면서 회사 몸집은 급속도로 커졌고 아파트 브랜드(‘중흥 S-클래스’)도 급상승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부실 시공과 함께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한 택지 입찰 참여 논란도 불거졌다.

◇세종시 아파트 분양으로 ‘중흥’ 이름 알려

중흥건설은 지난 2011년부터 세종시에서 아파트 분양사업에 본격 나섰다. 당시 ‘세종시 수정안 논란’에 따른 행정도시 기능 축소가 불거지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세종시 아파트 용지를 포기한 사례가 발생했다.

정 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여기고 세종시에 대규모 아파트를 공급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1만여 가구를 쏟아내 ‘중흥S-클래스’ 브랜드 타운을 조성했다. 세종시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중흥건설은 이후 전국구 건설사로 시장의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무렵인 2015년 중흥건설그룹은 자산 5조 원을 넘어서며 대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올해 중흥건설(43위)은 시공능력평가에서 작년보다 무려 16계단이나 올라 50위권 내에 진입했다. 중흥토건(17위)도 5계단 올라 20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중흥건설그룹에 속해 있는 기업은 34개(대규모 기업 집단 현황 공시 2019년 1분기 기준)다. 계열사 지분 대부분을 정 회장을 비롯한 가족(특수관계)이 보유하고 있다. 중흥건설의 지분은 정 회장(76.74%), 아내 안양임씨(2.94%), 아들 정원주 중흥건설 사장(10.94%), 중흥건설산업(9.38%)로 구성돼 있다. 중흥토건의 지분은 아들 정 사장이 100% 갖고 있다.

정 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는 중흥건설을 비롯해 중흥주택(94.65%)·중흥건설산업(78.12%)·나주관광개발(14.16%)·세흥건설(62.32%) 등 5개다. 아들 정 사장이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는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을 포함해 중흥주택(1.53%)·중흥건설산업(10.69%)·중흥에스클래스(10.0%)·중흥산업개발(16.78%) 등 13개다.

◇페이퍼컴퍼니 동원·부실시공 불신은 여전

중흥건설이 건설업계와 주택시장에 이름을 알렸지만 그 만큼의 신뢰는 충분히 쌓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부실 시공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공공택지 낙찰을 받고자 페이퍼컴퍼니까지 동원했다는 얼룩을 완전히 씻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흥건설은 부실 시공 후 하자 처리 없이 ‘버티기’에 돌입하는 건설사라는 오명을 갖고 있다. 올해 3월에 국회에서 중흥건설 부실 시공 피해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간담회가 열릴 정도였다. 당시 내용을 보면 중흥건설이 시공해 2016년에 입주한 순천 신대지구 아파트 공사를 보면 무려 18만 건의 하자가 접수됐다.

올해 초 입주한 부산 명지국제신도시 ‘중흥S-클래스 더 테라스‘ 에서도 각종 하자가 발생해 논란이 일었다. 포털사이트 여러 블로그에 게재된 명지국제신도시 하자 현장을 보면 벽이 뒤틀렸거나, 누수가 발생하고 마감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현장이 적날하게 드러났다. 명지신도시 입주자예정자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가 작년 말에 하자진단업체를 통해 정밀진단을 실시한 결과 설계 변경 시공 비용과 설계 누락에 따른 재시공 비용이 각각 18억 원, 1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건설사 관계자는 “중흥건설 브랜드는 인터넷 커뮤니티상에서조차 부실 시공으로 안 좋은 이미지를 가진 회사 중 하나”라며 “돈을 적게 내면 그 값을 치른다는 얘기가 나오게끔 하는 곳이란 평판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중흥건설은 공공택지 입찰을 위해 계열사를 무더기로 동원해 눈총을 받기도 했다. 이달 초 경실련이 공개한 ‘최근 10년간 LH 공동주택용지 블록별 입찰 참여업체 및 당첨업체 현황’을 보면 전체 473필지 가운데 중흥건설이 47필지(9.9%)로 가장 많이 낙찰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흥건설은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입찰에 계열사를 무더기로 참여시키고, 페이퍼 컴퍼니까지 조작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중흥건설이 낙찰받은 토지를 통해 거둬들인 분양 수익은 추정액만 1조9019억 원(분양 매출 7조3634억 원, 공급 원가 5조4616억 원)에 달한다.

B건설사 관계자는 “지역 기반의 건설사다 보니 재개발·재건축과 같은 민간택지 사업에 뛰어들 경쟁력이 충분하지 않아 대형 건설사과 경쟁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공공택지를 택할 수밖에 없는 것 역시 지역 건설사의 한계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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