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독자 개발한 가상화폐 ‘리브라’ 프로젝트가 실패하면 중국이 승자독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데이비드 마커스 페이스북 리브라 사업 총괄자는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의회가 리브라 규제를 논의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중국은 글로벌 디지털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5년 뒤 세계는 중국이 발행하는 ‘디지털 위안화’의 지배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페이스북은 지난 6월 27개 파트너사와 협력해 가상화폐 사업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가상화폐 리브라의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정부와 의회의 제재에 직면한 상태다. 의회는 청문회를 열었고 미 재무부는 리브라 프로젝트 참여 회사들을 겨냥해 돈 세탁 등 윤리규정 위반 여부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압박에 나섰다. 이에 못이겨 7개 협력사는 잇달아 탈퇴를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리브라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반면 중국은 정부가 나서서 자체 가상화폐를 개발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가상화폐 발행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2014년 디지털 위안화 연구·개발에 착수해 완성한 단계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가상화폐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인민은행 전 국장은 “중국이 다른 사람들이 설계하고 통제하는 가상화폐 표준을 채택하지 않는 게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가상화폐 시장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