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ㆍ철강 '뭉쳐야 산다'…韓ㆍ中ㆍ日 패권전쟁 본격화

입력 2019-12-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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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2위 기업들 인수합병…거대화ㆍ재편

▲울산 현대중공업 공장 전경
▲울산 현대중공업 공장 전경

최근 글로벌 조선ㆍ철강업계의 화두로 '메가톤급 인수합병(M&A)'이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동북아시아의 핵심 3국인 한국, 중국, 일본은 자국 기업간 합병을 통한 덩치키우기로 패권경쟁을 격화시키고 있다.

18일 조선ㆍ철강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수년간 논의가 이뤄져왔던 중국 1, 2위 조선그룹인 중국선박공업집단(CSSC)과 중국선박중공집단(CSIC)의 합병을 승인하며 중국조선집단(CSGC)을 출범시켰다. 중국조선집단은 기업 규모에서 세계 1위로 떠오르게 됐다.

한 때 글로벌 시장을 주름잡았던 일본 역시 상위권의 조선사들을 합치며 규모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13일 현지언론은 일본 조선업 건조량 기준 4위인 미쓰비시조선이 나가사키현 나가사키시에 위치한 주력 공장(고야기)을 3위 오시마조선소에 매각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1위인 이마바리조선이 2위 JMU(재팬마린유나이티드)의 지분(30% 미만)을 취득하며 상선 부문에서 공동사업을 영위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은 여전히 중소형 조선업체 10여 개가 난립하고 있어 이들 기업 중심으로 추가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에서는 올 초 건조량 기준으로 이미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과 합병 과정을 밟고 있다.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유럽연합(EU)와 중국, 싱가포르, 일본 등 6개국에서 본격적으로 기업결합심사를 받고 있으며 지난달 카자흐스탄에서 첫 승인을 받았다.

최대 난관인 EU의 본심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 17일(현지시간) 1단계(일반심사)를 마치고 2단계(심층심사)로 돌입한 상태다. 기한은 내년 5월 7일까지이다.

철강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조선업과 마찬가지로 중국을 중심으로 덩치키우기가 본격화하고 있어 우리 철강업계가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중국은 집중도 제고와 저효율 설비 감축을 한꺼번에 달성하기 위해 '철강사 간 통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2025년까지 8000만톤 이상 철강사 3~4개, 4000만톤 이상 철강사 6~8개 육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에는 국영국유철강사 60곳, 중점 민영 철강사 160곳이 있으며 이들이 전체 조강 생산의 80%, 그 외 소형 민영사가 2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세계 2위 철강업체인 바오우철강과 마강그룹의 합병으로 초대형 철강사가 탄생했다.

지난해 중국 철강협회 통계에 따르면 바오우철강의 연간 조강 생산량은 6743만톤, 마강그룹은 1964만톤이다. 양사 합병에 따른 생산량은 8707만톤 규모이며 추가로 중견 철강업체 인수를 확정하면서 조강능력 1억 톤을 바라보게 됐다. 세계 1위인 룩셈부르크의 다국적 철강회사인 아르셀로미탈(9250만톤)을 추월하게 되는 셈이다.

아울러 올 초 덕룡철강은 국유 철강사 '발해강철'을 인수해 '코끼리를 삼킨 뱀'이라는 별명 얻었다. 조강생산 300만톤 중소형 민영 철강사가 인수합병을 통해 3000만톤급 철강사로 자리매김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사강철강이 요녕성 국자위 산하 '동북특수강'을 인수하며 대형 민형사의 타 지역 국유철강사를 인수한 최초 사례를 만들어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철강산업 구조조정으로 오히려 생산성이 높아졌다"면서 "특히 임해지역의 생산능력이 획기적으로 증가해 수출시장 영향력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우리 철강업계를 위협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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