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1위 기업 GS25가 기존에 운영하던 서울 지하철 7호선 편의점 40개 방어에 성공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GS25는 서울교통공사의 ‘7호선 수락산역, 상도역 등 40개소에 편의점 브랜드’ 입찰에서 275억2738만5600원을 제시해 입찰을 따냈다. 이 점포들은 지난 10년간 GS25가 운영해 오던 점포다. 임대 대상 40개소의 총규모는 1670.29㎡, 평균 점포 규모는 41.75㎡(12.6평)이다. 임대 기간은 5년으로 GS25는 계약기간 만료 후 임차인 갱신청구 시 최대 5년간 계약 갱신이 가능하다.
앞서 서울교통공사가 제시한 7호선 40여개 소에 대한 최소 입찰가는 211억7491만 원(부가세 포함)이다. 입찰에는 GS25를 비롯해 세븐일레븐이 참여했다. CU(씨유)와 이마트24, 미니스톱은 수익성을 고려해 나서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GS25가 수익성에 비해 다소 높은 금액으로 7호선 40곳을 수성했다고 보고 있다. GS25가 따낸 금액은 275억여 원으로 매장 한 곳당 임대료만 평균 연 1억3800만 원(월 1147만 원)이 든다. 이는 7호선의 최근 입찰인 2018년 10월 ‘건대입구역 등 9개소(건대입구역~미아역)’ 입찰에서 CU가 낙찰받은 33억8131만 원보다 높다. CU는 이들 점포에 대해 연간 7514만 원(월 626만 원)을 임대료로 지불하고 있다.
또한, 같은 시기에 서울지하철공사가 진행 중인 ‘6, 7호선 복합 문화·상업 공간 임대차’ 입찰 가격보다도 비싸다. 공사 측은 이들 점포에 대해 기초 금액으로 827억7034만448원을 정했는데, 이를 점포 수 386개로 나누면 매장당 월 임대료는 357만 원 수준이다. 2인 이상 입찰자가 있는 경우에만 유효하지만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이는 최근 치열한 편의점 1위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의도가 크다. 지난해 11월 GS25는 점포 수 1만3899개를 기록하며 17년 만에 CU(1만3820개)를 누르고 점포 수 선두 자리를 꿰찼다. 양 사의 차이는 79개에 불과해 경쟁사인 CU가 따낼 경우 향후 편의점 선두 자리를 방어하는 데 난항을 겪는다. 이 때문에 GS25가 ‘2개월 천하’에 머무르지 않기 위해서는 ‘서울지하철 7호선 대전’에서의 승리가 절실했다는 평가다.
특히 퇴직자 창업 열풍으로 2015년부터 4~5년간 매해 3000~5000개씩 편의점 점포 수가 늘어왔다. 통상 5년 계약 시기를 고려할 때 이들 중 상당수가 올해부터 브랜드 재계약 협상에 들어가는 만큼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제 업계의 눈은 6월 매물로 나올 해군 PX에 쏠려 있다. 이 점포 역시 현재 GS25가 운영 중으로 직영점이나 가맹점 형태로 운영 중이다. 하지만 매출에 비해 임대료가 높아 수익성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특성상 섬 등 도서 지역에 점포가 있는 경우가 많아 물류비 부담이 있는 데다 일반 점포에 비해 낮은 가격에 상품을 팔아야 되는 특성 때문이다. 게다가 24시간 운영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군 PX 운영권을 확보하면 우선 한 번에 260개 매장을 확보할 수 있어 점포 수를 늘리는 데 효과가 있다. 점포 수 경쟁이 치열한 와중 놓쳐서는 안 될 대규모 입찰인 셈이다. 또한 육군 PX 민영화가 거론되는 가운데 해군 PX 운영 경험을 장점으로 부각할 수 있다는 점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점포 사업권의 경우 최근 임대료가 오름세인 데 반해 수익성이 좋지 않아 숫자상으로는 계륵으로 전락했다”면서도 “다만 홍보 효과가 큰 데다, 최근 업계 1위 경쟁이나 점포 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 업체들은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