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재택 근무 확산일로… 원격ㆍ화상 시스템 급증

입력 2020-02-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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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도입뿐 아니라 네트워크 점검 등 통해 만약의 사태 대비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24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발생 현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세종=김지영 기자)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24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발생 현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세종=김지영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전자ㆍITㆍ스타트업ㆍ금융ㆍ건설ㆍ교육ㆍ유통 등 업종을 가리지 않는다.

재택근무를 도입한 기업들은 직원들 간의 관계 고립을 막고, 업무의 효율적인 연장을 위한 대책 마련에도 적극적이다. 원격 화상 회의 시스템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이미 시스템을 갖춘 기업들은 네트워크 점검, 서버확대 등을 통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25일 산업ㆍ유통ㆍIT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근무체계를 원격ㆍ화상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최근 재택근무ㆍ원격근무 솔루션을 문의하고 있는 산업군은 금융권이 전체의 20~30%, 교육 분야 20%, 공공기관 15~20%, 스타트업 30~40% 등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대형학원과 학교 등의 개학이 연기됨에 따라 비대면 강의를 위한 화상 시스템 문의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은 의무적으로 '망분리' 업무 환경을 유지해야 했지만, 지난 10일 금융위원회의 '망분리 비조치의견서' 공개로 인해 재택근무가 현실이 됐다.

부산에 거점을 두고 있는 스타트업 '모두싸인'은 이달 말까지 전 직원 원격근무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영준 모두싸인 대표는 "실질적인 코로나19 예방 방지와 구성원이 심리적인 안정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 기관장 회의도 화상으로 진행되는 등 앞으로 화상 회의 도입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성윤모 장관과 소관 40개 공공기관장이 참석한 코로나19 긴급대책회의는 참석자의 동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화상회의로 이뤄졌다.

소프트웨어 업계는 다양한 서비스를 일반과 기업들에 무료로 제공하며 코로나19 예방 지원에 나섰다. 알서포트는 원격제어 서비스 '리모트뷰'와 화상회의 '리모트미팅'을 4월 30일까지 무상으로 지원한다. 비고객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뿐만 아니라 이미 구축형을 도입한 기존 고객들에게도 서버 증설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서형수 알서포트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를 이용해 돈벌이할 생각하지 않고 전사적으로 사태 극복에 동참하고 있다"며 "우리가 가진 기술을 이용해 국가적 재난 극복에 동참하는 것이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이 당연히 가져야 할 의무이자 권리"라고 말했다.

▲알서포트가 재택·원격근무 서비스인 리모트미팅과 리모트뷰를 BCP 대책으로 무료 제공한다. (사진제공=알서포트)
▲알서포트가 재택·원격근무 서비스인 리모트미팅과 리모트뷰를 BCP 대책으로 무료 제공한다. (사진제공=알서포트)

삼성, SK, LG, LS 등 주요 대기업 역시 재택근무를 도입하는 등 임직원 안전 조치 수위를 높였다. 대기업들은 이미 화상 회의 시스템 등을 갖춘 만큼, 시스템 점검을 통해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재택근무가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외부에서 클라우드에 원활히 접속되도록 관련 장비와 네트워크 점검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유통 업계 역시 재택근무를 늘리고 있다. 11번가는 희망자를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티몬은 26~28일 3일간 전 직원 재택근무를 실시키로 했다. 위메프와 이베이코리아 역시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건설사들도 코로나19 확산에 촉각을 세우며 대응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이날부터 28일까지 나흘간 재택근무를 결정했고, SK건설은 당분간 출근시간을 기존 9시에서 10시로 1시간 늦추기로 했다. LH는 사무실 폐쇄를 결정하지는 않았으나 재택근무 상황을 대비한 업무환경 지원방안 마련했다.

국내 대형 회계법인에도 비상이 걸렸다. 삼일은 이날부터 LS 용산타워 사업장에 한해서 임시 폐쇄 조치했다. 전날 LS 용산타워에서 코로나19 확진자 1명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삼일과 한영은 고객과 대면 접촉이 많지 않고 원격으로 가능한 경우 재택근무로 전환하도록 했다.

금융투자 업계는 재택근무를 활용하면서 직장 폐쇄 등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도 나섰다.

한국거래소는 자본시장의 핵심 기관인 만큼 일찌감치 시나리오를 구성해 비상체제에 따른 근무를 하고 있다. 직장 폐쇄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일부 인력이 경기도 안양에 있는 백업센터로 출근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공시, 시장조치 등 시장관리 필수인력 약 10여 명이 안양 백업센터에서 분리 근무 중"이라며 "코로나19로 발생할지 모르는 사옥폐쇄에 대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KB증권은 결제와 IT 등 필수부서를 중심으로 업무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조를 짜서 분리근무를 실시하고 있으며 전 사원에게 해외출장을 제한하는 등의 지침을 내렸다.

이 밖에도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등은 매뉴얼을 정비하면서 언제든지 분리근무에 돌입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에 직장 폐쇄 등의 조치가 취해지면 자본시장의 혼란은 물론이고 금전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사태 추이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순환근무나 재택근무를 택하는 회사들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 근무는 필수가 되고 있다"며 "당장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화상 회의 등 IT 시스템 구축 및 관리가 시급하고,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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