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엠케이, 오너2세 위한 ‘빅베스’에 소액주주 ‘태클’

입력 2020-03-20 13:40 수정 2020-03-2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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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엠케이의 지난해 대규모 적자에 대해 ‘오너 2세’인 김지원 신임 대표를 위한 ‘빅베스’라는 해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주주총회를 앞두고 소액주주가 이에 반기를 드는 모양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세엠케이는 2019년 영업손실 239억 원, 당기순손실 435억 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회사 측은 13일 공시를 통해 매출 감소 및 재고자산 평가손실 증가에 따른 매출원가 상승과 미래 현금흐름 평가에 따른 손상 차손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세엠케이의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해 “내수 경기 침체와 브랜드력 약화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특히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150억 원 반영돼 적자 폭을 확대시켰다”고 말했다.

기업에 새로운 경영자가 부임하면 전임 경영자의 재임 기간 동안 누적된 손실을 회계장부상에 최대한으로 털어버림으로써 경영상의 과오를 전임 경영자에 넘기는 행위를 ‘빅베스(Big Bath)’라 한다. 재고자산 평가손실은 대표적인 빅베스에 해당한다.

한세그룹은 지난해 12월 김지원 전무를 한세엠케이 대표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의 막내딸이다.

이에 소액주주이자 기업 지배구조 자문 및 투자사인 네비스탁이 반기를 들고 나섰다. 네비스탁은 30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반대를 위한 의결권 행사를 권유했다. 네비스탁은 한세엠케이 지분 0.04%를 보유 중이며 김정현 대표가 0.01%를 보유하고 있다.

네비스탁은 “경영 성과에 1차적 책임이 있는 이사회에 2020년 무보수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한세엠케이 이사회는 김동녕 회장과 ‘오너 2세’인 김문환, 김익환, 김지원 등 4명의 사내이사와 3명의 사외이사로 운영됐다.

다만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50% 이상으로 주총서 소액주주의 영향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한세엠케이는 최대주주인 한세실업이 50.02%를 보유하고 있다.

‘빅베스’ 단행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한세엠케이가 올해 실적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3월 한세엠케이의 다수 브랜드 오프라인 매장의 트래픽이 급감하면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70%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온라인 채널 비중도 10% 이하로 높지 않은 편이기에 올해 한세엠케이의 실적 기대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한세엠케이는 2016년 한세실업이 엠케이트렌드를 인수해 종속회사로 편입한 패션업체다. TBJ, 버커루, 앤듀, NBA 등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한편 한세엠케이 측은 "김동녕 회장과 김익환 부회장은 이미 무보수로 근무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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