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해지는 인터넷은행 경쟁] 부활 노리는 케이뱅크…‘아담대’ 앞세워 경영 정상화 정조준

입력 2020-05-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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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담보대출로 가입자 유치, 이문환 행장 ‘고객발 혁신’ 주문

증자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1년 넘게 신규 대출이 중단됐던 케이뱅크가 부활을 노린다. KT 대신 BC카드를 대주주로 내세워 영업 정상화를 꾀할 방침이다. BC카드는 현재 금융당국에 케이뱅크 대주주 적격심사를 신청한 상태다. 심사가 마무리되면 케이뱅크는 자금수혈을 통해 신규대출 재개와 신규 금융상품 출시 등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신규대출 재가동, 신규 상품인 ‘아파트 담보대출(아담대)’ 앞세워 K뱅크 정상화 = 12일 케이뱅크는 대주주적격심사와 자본 확충이 마무리되는 내달 18일 이후 그동안 중단됐던 신규대출을 정상화한다. 동시에 아담대와 대주주 BC카드와의 시너지를 통해 재도약에 나선다. 케이뱅크는 후발주자인 카카오뱅크와 달리 강력한 플랫폼을 갖고 있지 않다. 영업 정상화에 나서도 카뱅처럼 짧은 시간에 급격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대신 아직 인터넷은행에서 시도한 적이 없는 아담대 상품을 앞세워 빠르게 정상 궤도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케이뱅크가 아담대를 신규 상품으로 선정한 이유는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기 때문이다. 빌라나 다세대 주택의 경우 시세 산정이 쉽지 않고 보증서가 까다롭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정상화 이후에 아담대 상품을 첫 출시 상품으로 준비 중이다. 빌라나 다세대주택과 달리 아담대는 아파트라는 안정적 주거지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서류도 간소화할 수 있다”며 “인터넷은행 최초인 만큼 관련 상품 출시가 케뱅 재도약을 가늠할 잣대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상품 준비는 이미 마무리 단계다. 다만 최근 부동산 제도가 대거 바뀌면서 상품을 업데이트하는 작업에 한창”이라며 “시중은행보다 금리를 낮췄고 비대면으로 편리하게 가입할 수 있는 만큼 대출 갈아타기 수요도 꽤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문환 행장 ‘고객발 혁신’ 주문, BC카드와 중장기 협업 모색 = 올해 3월 취임한 이문환 신임 행장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이 신임 행장은 2018년부터 비씨카드를 이끌며 금융·정보통신기술(ICT) 융합 기반의 혁신 성장에 앞장서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89년 KT에 입사한 이 행장은 신사업 개발 담당, 경영기획 부문장, 기업사업 부문장 등을 두루 거치면서 IT에 능통한 데다 금융까지 두루 섭렵하면서 융복합 사업에 적합한 인물로 꼽힌다. 그는 취임 직후 모든 상품ㆍ서비스 개발의 출발점은 고객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이문환 행장이 취임한 후 직원들에게 인터넷은행 사업이나 IT를 따로 분할하지 말고 두 분야를 결합해서 유연하게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만들자고 강조하고 있다”며 “이 행장이 BC카드 대표를 역임했던 만큼 추후 시너지도 충분히 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케이뱅크는 중장기적으로 BC카드와의 협업도 모색한다. BC카드는 최근 정보통신기술(ICT)을 강조하고 있다. QR결제와 모바일 결제 플랫폼 개발을 고도화하고 있다. BC카드는 올 초 GS25 을지스마트점 ‘무인편의점’에 자사 QR코드 기반 자동결제 기술 탑재를 완료했다. 또 모바일 플랫폼 ‘페이북’을 통해 안면·목소리 등을 이용한 생체인증, QR결제 등으로 확장 중이다. BC카드가 금융과 테크(기술)를 접목한 사업을 진행 중인데 중장기적으로 인터넷뱅킹과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방법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우려했던 고객 신뢰도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케이뱅크는 신규대출 취급만 중단됐고 예·적금이나 모바일 서비스, 방카슈랑스, 해외 송금 등 모든 서비스는 그대로 운영했다. ATM 수수료 무료, 체크카드 혜택도 끊김 없이 진행해 고객 신뢰를 유지하고 있다. 내부에선 결국, 신규대출 재개와 함께 아담대 등 새롭게 선보이는 상품의 혁신성과 안정성이 어느 정도 담보되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BC카드 대주주적격성 심사 무난하게 통과 예상… 내달 18일 5949억 원 유증 때 최대주주로 = BC카드는 8일 케이뱅크 최대주주에 오르기 위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금융당국에 신청했다. 대주주 자격 요건 완화가 핵심인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인터넷은행법)’ 개정안도 지난달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무난하게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심사를 통과해 BC카드가 정식으로 대주주에 오르면 케이뱅크에 자금을 수혈, 신규대출을 재개할 수 있다. 케이뱅크는 2017년 4월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했지만,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신규대출이 1년 넘게 영업 중단 상태다. 지난해 KT가 담합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로 검찰 수사선에 오르면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됐고, 이후 자본 확충이 번번이 무산된 탓이다. 지난달 국회에서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KT가 직접 대주주에 오를 수 있는 길도 열렸다. 하지만 KT와 BC카드가 각각 지난달 이사회 의결을 거친 만큼 BC카드 주도의 증자를 예정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BC카드는 케이뱅크가 다음달 18일을 주금납입일로 추진 중인 5949억 원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지분을 34%까지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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