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의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높을수록 배당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시장평균치를 상회하는 최상위 시가배당률의 현금배당을 결정한 기업들의 최대주주 지분율이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70%를 차지해 현금배당 수혜를 고스란히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최대주주 지분율이 70%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최대주주는 배당을 마다하고 현금배당 수혜를 소액주주에게 돌려준 기업도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8일 현재 2009년 결산 현금배당 결정을 공시한 12월 결산법인 249개사 중 2년 연속 배당을 실시한 220개사에서 시가배당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진양산업(이하 시가배당률 7.00%)과 조흥(6.50%), 일정실업(6.30%), 풍산홀딩스(5.90%), 삼익THK(5.80%), 무림페이퍼(5.70%), 삼화페인트(5.60%), 백광소재(5.20%), 미창석유(5.11%), 캠브리지코오롱(5.05%) 등 10개사다.
이들 기업들 중 대다수는 지난해 영업실적이 흑자로 돌아서거나 전년대비 증가하는 호조세를 보였으나, 일부 기업은 여전히 적자 행진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고배당 정책을 지속했다. 반면 일부 기업은 소액주주에게 현금배당 수혜를 양보하기도 했다.
◆고배당 기업 최대주주 지분 최고 70% 달해
진양산업은 지난해 순이익이 30억7400만원으로 전년대비 3.85% 감소했으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15%, 31.97%씩 증가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08년 분할합병에 의한 진양홀딩스 설립시 발생한 감자차손을 우선 정리해 현금배당을 못했으나 이번 결정으로 2년만에 현금배당을 재개했다.
진양산업의 시가배당률은 7.00%로 시장평균치 2.14%를 3배 이상 상회하는 수준으로, 보통주 1주당 125원씩 총 배당금은 12억5000만원 규모다. 진양산업의 지난해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최대주주는 진양홀딩스로 41.88%(418만7587주)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현금배당으로 5억2300여만원의 배당수익을 받게 됐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4년만에 흑자로 돌아선 조흥의 경우 현금배당 역시 지난 2005년 사업연도 이후 4년만에 재개했다. 조흥은 보통주 1주당 2500원(시가배당율 6.5), 총 15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조흥의 최대주주는 함태호 현 오뚜기 명예회장과 친인척, 오뚜기 등을 포함해 58.65%(35만1875주)를 갖고 있어 이번 현금배당으로 8억7500여만원을 받는다.
풍산홀딩스는 지난 2008년 7월 인적 및 물적분할에 따라 분할신설법인에 귀속된 제조부문의 매출액 감소로 지난해 매출액이 86.3%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흑자로 돌아섰고 순이익도 96.7% 증가했다.
보통주 1주당 1200원(시가배당율 5.9%), 총 80억3000만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결정한 풍산홀딩스의 최대주주는 류진 회장(35.98%, 281만9296주)과 친인척들이 42.78%(335만1726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류진 회장은 이번 배당으로 33억8300여만원을 받게 됐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감소했으나 순이익이 89억원으로 흑자전환한 삼익THK(이하 보통주, 시가배당율:150원, 5.8%)의 최대주주 지분율은 진영환 회장과 친인척 등이 다수 포함돼 69.61%(1461만7606주)를 보유중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는 물론 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무림페이퍼(600원, 5.7%)의 최대주주는 무림에스피와 이동욱 회장, 아들인 이도균 이사 등 친인척을 포함해 54.02%(1123만8411주)를 갖고 있다.
전년대비 실적 호조세를 보인 삼화페인트(250원, 5.6%)와 백광소재(1000원, 5.2%)의 경우 최대주주 지분율은 삼화페인트는 김장연 회장을 중심으로 29.85%(668만6972주), 백광소재는 태경산업과 김영환 이사 등을 포함 63.98%(176만4798주)에 달한다.
◆적자 지속에도 고배당 고수하는 기업도
반면 일정실업(750원, 6.3%)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대비 37.4% 줄고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지속하는 등 적자행진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에도 고배당 정책을 유지했다.
일정실업은 지난 2008년과 2007년 사업연도에도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각각 시가배당율 5.7%, 6.0%의 고배당을 지속했다.
일정실업의 최대주주는 고희석 회장과 자녀인 고동수씨, 고동현 사장 등을 중심으로 총 62.49%(74만9820주)를 보유하고 있다.
고동수씨는 이번 현금배당으로 1억9500만원을, 고동현 사장은 1억5300만원 등을 포함해 총 9억원의 현금배당금액 중 최대주주가 5억6200여만원을 가져가게 됐다.
◆소액주주 보호...최대주주 무배당
한편 시가배당률 최상위 기업 중 5.05%의 배당율로 말석을 차지한 캠브리지코오롱(500원)의 경우 배당금 총액을 소액주주에게 양보했다. 캠브리지코오롱은 2008년 사업연도 결산 현금배당도 최대주주는 무배당 정책을 결정한 바 있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올해 초 코오롱 법인의 인적분할로 신설된 코오롱인더스트리 등이 72.97%(355만2003주)를 갖고 있다. 캠브리지코오롱은 지난해 경기회복 및 소비심리 개선으로 매출액이 전년대비 48.7%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캠브리지코오롱 관계자는 "본래부터 당사는 시장에서 고배당주로 잘 알려져 있었다"며 "지난 2008 사업연도에 신사복 시장이 여의치 않아 기업실적이 부진했지만 소액주주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차원에서 최대주주 무배당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09년에는 흑자전환은 물론 상당한 수준의 수익을 달성해 최대주주가 포함된 배당을 실시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되면 소액주주에게 돌아가는 배당금액이 적어져 또 다시 최대주주 무배당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며 "이러한 무배당 정책은 향후 실적이 부진하더라도 소액주주를 위해 지속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