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이후 대선 여론조사 공표 금지… 마지막 ‘우세’ 이번에도 당선?

입력 2012-12-1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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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은 1~2위 후보 격차 좁아 예측 쉽지 않아

이번에도 재연될까. 역대 대선에서 선거 전 마지막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가 대선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통계가 나왔다. 지난 15대 대선 때부터 17대까지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가 어김없이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이번 18대 대선은 유례가 없을 정도로 여야 후보 간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마지막 여론조사=대선결과’라는 공식이 이어질지 주목되는 이유다. 공직선거법상 투표 6일 전인 13일부터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공표가 금지된다. 12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대선 전날까지도 인용이 가능하다.

다만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오차 범위 내에서 근소하게 앞서는 지지율 조사가 많아 대선 결과 예측이 과거보다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여론조사와 역대 대선의 상관관계 = 역대 대선을 살펴보면 여론조사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15대 대선부터 17대까지 마지막 공표된 여론조사에서 승리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맞붙었던 15대 대선을 8일 앞두고 실시한 한국갤럽 조사에서 김 후보는 35%를 기록해 24.5%에 그친 이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일인 12월 18일 뚜껑이 열리자 둘 사이에 격차가 다소 줄어들어 김 후보 40.3%, 이 후보 38.7%를 득표했으나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16대 대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대선 일주일 전인 12일 한국갤럽 조사에서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43.2%를, 이회창 후보는 36.6%의 지지를 얻었다. 최종 결과 역시 노 후보가 48.9%를 득표해 이 후보(46.6%)를 눌렀다.

현 정부가 들어선 17대 선거에선 일찌감치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당선이 유력했던 상황이어서 여론조사 자체가 큰 의미는 없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같은 흐름을 이어갔다. 대선 일주일 전 같은 기관 조사에서 이 후보는 45.4%를 얻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17.5%)를 30%포인트 가량의 격차로 따돌렸다. 대선 결과 실제 득표율은 이 후보 48.7, 정 후보 26.1%였다.

◇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 대선까지 이어질까 = 역대 대선의 흐름을 떠나서라도 12일 실시해 13일 일제히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가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중도층과 무당층의 표심을 흔들어 놓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여론조사 결과가 대선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고, 결국 대세를 따르는 분위기가 연출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무당층이나 중도층은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행동하게 된다”고 지적하며 “현재 여론조사 흐름이 대선 일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12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중 박 후보와 문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집계도 있는 만큼,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미세하나마 줄어들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 양상은 달라질 수 있다.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오차범위 내인 2~3%포인트 내로 좁혀진 여론조사 결과가 있기 때문에 누구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 대선 여론조사가 도입되기까지 = 우리나라 대선에 여론조사가 처음 등장한 건 25년 전인 1987년이다. 이해는 6·29선언과 개헌으로 15년 만에 대통령 직선제가 부활한 때다.

13대 대선에 출마한 ‘1노 3김(노태우, 김영삼·김대중·김종필 후보)’ 사이에선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경쟁이 펼쳐지고 있었다. 당시 한국갤럽은 역사상 처음으로 ‘가구 방문조사’ 기법을 이용해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를 실시했고, 노태우 후보의 지지율이 35.3%로 1위를 차지했다는 결과를 내놨다. 실제 대선에서 이 예측이 맞아떨어져 노 후보는 36.6%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여론조사 지지율과 실제 대선 득표율의 오차가 1.1%포인트에 불과했기에 당시 정계는 여론조사의 위력을 처음 실감했다. 다만 아쉽게도 이때까진 선거법 상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없게 되어 있어 이 같은 조사 결과는 대선이 끝난 뒤에야 비로소 공개됐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언론과 대중은 여론조사에 대한 관심이 늘었고, 여론조사를 통한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된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양김’이 맞붙은 1997년 14대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 조사가 더욱 활발해졌고 결과도 적중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자유당 김영삼 후보는 39.5~39.6%의 지지율을 얻어 1위를 차지했고, 김 후보는 실제 대선에서 이보다 조금 높은 42%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2002년 15대 대선부터는 여론조사 결과가 대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여론이 선거 판세를 좌우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 여론조사 공정성 시비 여전 = 그럼에도 여론조사에 대한 신빙성을 두고 설왕설래가 계속되는 건 사실이다. 최근에는 여론조사 기법이 더욱 다양해지고 지능화됐지만 통계학계에선 그 결과에 대한 신빙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응답자의 응답률이 낮은 데다 조사 대상이 되는 샘플도 왜곡 추출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4월 총선 전 여론조사에서 ‘여소야대’가 예상됐지만 결과는 정반대였고, 앞서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여론조사 예측이 상당 부분 빗나갔다.

김영원 숙명여대 통계학과 교수는 “여론조사 결과는 참값이 아닌 범위이기 때문에 흐름을 파악하는 데 그쳐야지 이를 결과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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