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카메라(디카)의 시대가 종말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캐논, 소니, 후지필름, 올림푸스 등 일본 카메라업체들이 돌파구를 찾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 카메라영상기기공업회(CIPA)의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시장에서 디카의 출하는 1~5월에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한 2520만대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대중화가 디카시장의 위축을 불러왔다고 WSJ는 설명했다.
간편하게 찍고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 바로 연결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사용자들이 늘면서 디카가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SNS 활용도에서 디카가 스마트폰에 뒤처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약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카메라업체들은 디카 판매가 줄면서 모델 축소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후지필름은 최근 지난해 20종에 달했던 디카 모델을 절반으로 줄인다고 발표했다. 저가의 디카 모델을 줄이고 프리미엄 카메라를 선보일 계획이다.
파나소닉도 기본형 디카 모델을 줄인다고 밝혔다. 또 향후 3년간 카메라사업 부문의 고정비용을 60% 감축한다는 목표다.
세계 최대 카메라업체 캐논은 지난 주 2013 회계연도(올해 4월~내년 3월) 순이익 전망치를 종전보다 10% 낮췄다. 카메라 판매 성장이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캐논은 디카시장의 급격한 위축으로 지난 3개월 동안 컴팩트 디카 판매 전망을 두 차례나 하향 조정했다.
다나카 히로시 휴지필름 부대표는 “디카 업계는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문제는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라고 말했다.
올림푸스의 디지털이미징 사업부문은 2012년 회계연도에 230억엔의 손실을 입었다.
올림푸스는 올해 전 세계 카메라 출하량 전망치가 270만대로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소니는 지난 3월 마감한 2012 회계연도 카메라 출하량이 전년 대비 20%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디카출하 규모가 올해 1억200만대로 2010년의 1억4400만대에서 줄 것으로 전망했다.
디카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일본업체들은 프리미엄 카메라 시장에는 여전히 낙관적이다.
실제로 소니는 지난달 고가의 제품에 주력한다는 계획 아래 2800달러의 최고급 카메라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