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SW업체 “중견 SI업체 갑질 때문에 죽겠다”대기업보다 더 심해

입력 2013-08-0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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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소프트웨어(SW)업체들이 대기업을 공공 SI시장에서 배제키로 한 정부정책을 철회해줄 것을 요청, 비상한 관심 모으고 있다.

대기업이 배제되면 공공기관 수주물량을 거의 독차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중소업체들이 거꾸로 수퍼갑 대기업 참여를 요구하는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소 업체들은 2일 “대기업 SI업체들이 배제되자, 오히려 중견 SI업체들이 중소 업체에게 기존보다 더 심하게 납품 단가 인하를 요구하는 등 횡포를 부리고 있다”면서 “정부가 나서서 납품단가 폭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며 강한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중견 SI업체들이 가격후려치기, 어음결제, 정부에서 받은 선급금 미지급 등 다양한 방식으로 횡포를 일삼는다며 그 정도가 기존 대기업보다 더욱 심하다고 강조했다.

중견 SI업체인 D정보통신,S정보통신,K사 등이 지목되고 있다.

정부는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을 통해 올 초부터 대기업의 공공 정보화 시장참여를 제한해오고 있다.

중소업체들에도 공공기관 수주물량을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추진중인 정부의 상생 정책의 일환이다.

하지만 중소업체도, 발주 공공기관도 모두 대기업을 다시 시장에 참여시키자고 토로하고 있어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실제로 지난달 15일 산업통산자원부가 95개 대기업과 공기업, 협력사 총 516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부당 납품단가 인하 행위 실태’에 따르면 중견기업에 의한 불공정 거래는 과거보다 더 늘었다.

불공정 거래는 통신(12.0%)과 정보(10.2%)산업 분야에서 가장 많이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단가 후려치기, 대금 미루기 등도 심했지만 중견기업은 더하다”며 “중견기업들이 이참에 공공부문에서 시장을 넓히겠다는 생각으로 지나친 경쟁을 하는 탓”이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발주 공공기관 역시 울상이다.

경험이 적은 중견·중소업체들에게 SI를 맡기다보니 납품 기한을 맞추지 못하거나 계획과는 다르게 시스템을 구성하는 등 각종 사건 사고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사실 우리나라 중소·중견 기업의 SI기술과 경험은 대기업에 비하면 많이 낮은 편”이라며 “이들이 기술력을 키울 수 있는 시간과 방법을 확보하는 게 다음 정책의 주요 과제가 될 것”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중소업체들이 먼저 나서 대기업을 공공부문에 다시 참여시키자는 요구를 하기에 이르고 있다.

중소업체들은 다만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대기업을 참여시키자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SI발주문화개선위원회의 문재웅 부회장(제이컴정보 대표)는 대기업을 시장에 참여시키되, 발주를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에게 직접 주자고 주장한다.

즉 발주를 핵심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들에게 주고, 경험이 많은 대기업은 이들을 도와 전체 시스템을 구성하는 식이다.

기존에는 발주자가 대기업에게 발주를 하면 중견·중소기업에게 하청, 재하청을 주는 구조였다.

문재웅 부회장은 “미국은 공공SI 발주할 때 실리콘벨리에서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이렇게 되면 대기업의 뛰어난 노하우로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고 중소기업들은 정당한 가격에 자신들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뿐만 아니라 대기업부터 기술을 가진 1인 기업까지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면서 “상생은 말 그대로 함께 잘 살아보자는 것이지 어느 한쪽을 배제하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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