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여행사에서 오지를 체험하는 여행상품을 내놓는가 하면 항공사에서도 직항 항공편 운항을 개항하는 등 오지여행 붐이 일고 있다.
하지만 무턱대고 오지로 여행을 떠났다가는 심각한 경우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 개발도상국이나 오지의 경우 상하수도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데다 모기에 물려 말라리아와 같은 전염병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열대지역에서 흔히 발생하는 감염질환 중 여행자 설사는 전 세계적으로 1000만명 이상이 겪을 만큼 흔한 감염성 질환이다. 주로 감염된 물을 잘못 마시거나 다양한 바이러스와 기생충에 감염돼 발생하는데 하루 4~5회에 걸쳐 물설사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감염내과 우흥정 교수는 “여행 전에는 3일 정도 분량의 항생제와 지사제를 준비하고 익히지 않았거나 위생상태가 비교적 좋지 않은 노점상에서 판매하는 음식은 먹지 않아야 한다. 캔이나 병에 들어있는 물을 마시며 정수되지 않은 물로 만든 얼음을 먹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말라리아의 위험성은 1999년 한 연예인이 오지 탐험 프로그램을 촬영하기 위해 태국과 라오스 접경지역을 찾았다가 말라리아에 감염돼 사망한 사건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말라리아는 모기에 감염돼 있다가 인체에 전염되는데 지역별로 유행하는 말라리아 종류가 다르고 약제 내성이 다르므로 예방약을 적절히 선택해야 한다.
우흥정 교수는 “치료약인 메플로퀸은 여행하기 1주일 전부터 여행에서 돌아와 4주까지, 아토바쿠온·프로구아닐(말라론)은 여행하기 1~2일 전부터 여행에서 돌아온 7일까지 매일 복용해야 한다. 특히 태국과 캄보디아 접경지역과 같은 일부 지역은 열대열 말라리아가 메플로퀸의 내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독시사이클린이나 말라론 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행을 다녀왔다 해도 안심해선 안 된다. 말라리아의 대표적 증상은 오한과 발열, 발한으로 비교적 위험하지 않지만 저혈압과 뇌성혼수, 간질성 폐렴, 심근부종, 사구체신염, 신증후군과 같은 합병증이 생기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의심 증상 발견 시 곧바로 병원을 찾아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유명 피서지, 대도시 여행의 경우 예방접종은 필요 없지만 아프리카 서부에서 동부에 이르는 국가, 남아메리카 북부 국가는 ‘황열’이 필수 예방접종으로 정해져 있다.
예방접종 후 질병에 대한 면역이 생기려면 2주 정도 시간이 소요되므로 늦어도 출발 10~14일 전에는 모든 예방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좋다. 또 황열의 경우 예방접종이 완전한 효과를 보이고 증명서 효력이 나타나는 데 10일 정도 걸린다.
황열은 아프리카와 남미 지역에서 적도를 중심으로 남북 15도 내외 지역에서 발병하며 아프리카 몇몇 나라는 입국 시 의무적으로 황열 예방접종증명서를 요구하기도 한다. 황열 백신의 예방효과는 100%로 효과가 10년간 지속되며, 출국 10일 이전에 접종해야 한다.
뎅기열은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지역에 광범위하게 분포하며 모기에 의해 전파된다. 1995년 초반부터 현재까지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미얀마 등지에서 폭발적 발생이 있었으며 남미지역에서도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에서 많은 환자가 발생했다. 뎅기열은 아직 예방 백신이 개발돼 있지 않아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유일한 예방법이다.
최준용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귀국 후 3개월 이내에 발열, 설사, 구토, 황달, 임파선 종창, 피부 발진이나 성기 이상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바로 의사를 찾아 해외 어느 곳을 다녀왔는지 자세하게 설명해야 한다”면서 “장기간 해외에 머물다 귀국한 경우 건강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거주한 지역에 따라 기생충 충란 검사, 말라리아, 대변의 세균 배양 검사 등이 필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