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리더] 위기의 HTC, 경영권 넘어가나

입력 2013-08-21 15:47 수정 2013-08-2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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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노버·ZTE 인수설 확산...5년 만에 적자 위기

▲피터 추 HTC CEO. 블룸버그

대만 최대 휴대전화업체 HTC의 경영권이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업계는 레노버와 ZTE가 HTC를 인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탠포드C.번스타인은 ZTE와 레노버 화웨이테크놀로지스 등 중국업체들이 HTC를 사들여 첨단기술을 얻는 동시에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고 밝혔다.

피에르 페라구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규모가 크지만 제품 개발 전문성이 부족하고 브랜드 위치가 약한 기업들이 HTC 인수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HTC는 구글의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사용한 스마트폰을 처음으로 만들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HTC원 등 최근 주력제품이 잇따라 실패하고 있다. 회사는 5년 만에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HTC는 지난달 말 오는 9월 마감하는 3분기 매출 전망치를 600억 대만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전년 동기의 702억 대만달러에서 102억 대만달러 감소한 것이다. 전망치는 727억 대만달러다. 예상이 맞으면 HTC의 매출은 8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게 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8%까지 하락하는 것은 물론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HTC가 대만 증권거래소에서 경영실적을 보고하기 시작한 2001년 이후 최악의 실적이다. HTC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8년이 마지막이다.

HTC가 고가 스마트폰에 주력했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해 애플과의 경쟁에서 밀린 것이 추락의 원인이라는 평가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는 고가제품 경쟁에서 밀리고, 중국 등 중저가시장에서는 모델 부재로 경쟁 자체가 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피터 추 HTC 최고경영자(CEO)는 “3분기가 바닥이길 바란다”고 말했지만 뚜렷해 개선책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HTC는 2분기에도 12억5000만 대만달러의 순익을 기록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야심차게 출시한 HTC원 효과로 매출이 전분기보다 60% 증가했지만 회사의 수익성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HTC는 HTC원의 마케팅 강화를 위해 영화 ‘아이언맨’의 주연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새 광고모델로 발탁하는 등 매출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HTC는 최근 HTC원의 미니 버전을 비롯한 다수의 중저가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혀 업계의 관심을 끌었지만 애플 역시 중저가 모델을 출시할 계획을 밝힌 가운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대만증시에서 HTC의 주가는 이달 들어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11년 최고점과 비교하면 90% 가까이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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