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병원에 한국형 의료시스템 수출…“중형차 3만5000대 수출 효과”

입력 2013-09-23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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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의무기록(EMR) 등 병원 정보시스템 구축 대형 프로젝트 진행

사우디아라비아의 보건소와 공공병원에 우리나라의 우수한 의료 IT(정보기술) 시스템이 수출된다. 또 사우디 의사들에게 국내 의료기술을 가르치는 대규모 연수 프로그램도 시작된다.

보건복지부는 22일(현지 시각) 사우디 리야드에서 한국 측과 사우디아라비아왕국 보건부 간에 △사우디 국가 보건의료 정보화 프로젝트 구축 △사우디 의사 유료 연수 △뇌조직은행 구축 등 보건의료 3개 협력분야의 구체적인 협력사항에 대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의료기술과 IT시스템이 북미와 유럽의 세계적인 병원과 기업들을 제치고 중동 의료시장의 핵심인 사우디에 본격 진출하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현재 사우디 외에도 오만, 카타르, 쿠웨이트, UAE와의 의료 수출 협력이 진행 중으로 사우디와의 협력 성과가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우선 사우디 정부는 사우디에 있는 모든 보건소의 정보시스템 구축 사업과 1개 권역 내에 있는 공공병원의 병원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을 한국 측에 맡기기로 했다. 500병상 기준 병원 한 곳에 병원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약 200억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삼성SDS, SK텔레콤-분당서울대병원 컨소시엄, 현대정보기술 등 국내 업체 3곳이 사우디 보건부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상태다.

또 사우디는 국가 단위의 보건의료 정보화사업 가운데 이미 발주된 사업을 제외한 진료정보교류(HIE)·혈액관리(Blood Bank)·원격진료(Telemedicine)·현장진료(POC) 시스템 등 나머지 모든 사업을 한국측에 맡긴다.

이 같은 협력 프로젝트의 이행 관리를 위해 두 나라는 공동 투자를 통해 합작법인(Joint Venture)을 사우디 내에 세워 운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내년 3월부터 사우디 의료진들은 한국을 찾아 의료기술도 배워간다. 삼성서울·서울대·연대세브란스·서울성모·서울아산병원 등이 사우디 의료진 연수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사우디 현지 병원에 국내 의료기술과 체계를 그대로 옮기는 이른바 ‘쌍둥이 프로젝트’도 협상을 통해 첫 번째 결실을 맺었다.

삼성서울병원이 사우디킹파드왕립병원과 1단계 사업으로서 ‘뇌조직은행’ 구축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뇌조직은행은 수술 과정 등에서 얻은 환자의 뇌 조직을 보관하는 곳으로, 뇌종양이나 치매 치료법 연구를 위한 핵심 시설이다.

산업연구원은 우리 업체들의 사우디 의료IT 구축 사업 참여에 따른 향후 10년간 생산유발 효과가 1조7676억원, 부가가치가 9623억원에 이르고 1만개의 일자리도 새로 창출될 것으로 분석했다. 의사 연수 프로그램의 생산 및 부가가치 효과도 각각 1526억원, 693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를 환산하면 이번 의료IT 사우디 진출과 의사 연수 프로그램 운영은 각각 소나타 3만4897대, 2513대를 해외에 팔거나 외국인 관광객 각각 55만6589명, 4만89명을 유치한 것과 맞먹는 성과다.

박인석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사실상 향후 사우디 병원정보화 사업을 대한민국이 독점으로 맡아서 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이번 사업이 성공할 경우 중동 인근 나라에 진출하는 등 해외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영 장관은 이날 합의의사록 서명에 앞서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 의료의 가치를 사우디와 나눔으로써 의료 수준을 높이는 동시에 지속적으로 협력하는 파트너십을 기대한다”며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보건의료산업을 앞으로 50년을 책임질 미래 먹을거리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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