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어 통역봉사 김여경씨 “24시간 대기… 휴대전화 항상 손안에”

입력 2013-11-1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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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진흥 유공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수상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언어로 인한 어려움을 겪을 때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김여경(27)씨는 최근 제40회 관광의날 관광진흥 유공자로 선정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자신의 재능인 러시아어 통역 봉사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을 적극적으로 도운 점을 인정받았다.

올해로 6년째 BBB코리아에서 통역 봉사를 이어오고 있는 김씨는 “처음에는 러시아어를 잊지 않기 위해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지원했다. 그런데 통역 봉사를 하면서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가 러시아어 공부를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다. 김씨는 “처음에는 단순히 내신 점수를 잘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제2외국어로 러시아어를 선택했다”며 “러시아어가 내 인생의 중심 방향이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후 1년간 러시아에서 유학생활을 한 후 한국으로 돌아와 대학교에서 본격적으로 러시아어를 공부했다.

김씨는 “고교 시절과 달리 지금은 러시아어가 좋아서 공부하고 있다”면서 “아직도 어려운 부분이 있어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여경씨는 24시간 손에서 휴대전화를 놓지 않는다. 통역 봉사는 24시간 봉사 대기가 원칙이기 때문에 거의 매일 늦은 밤까지 도움을 청하는 전화가 걸려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새벽시간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전화 대부분은 위급한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급하게 목적지를 물어 봐 달라는 택시 기사들의 요청이나 병원에서 걸려오는 긴급한 상황이 대부분이다. 처음 방문한 낯선 곳에서 길을 잃어 도와달라는 전화도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로 의료관광을 오는 외국인들이 늘어난 것도 김씨가 바빠진 이유다. 김씨는 “한국으로 오는 외국인 대부분은 중상류층이다. 큰 병 치료를 목적으로 오는 사람이 많지만 건강검진을 위해 오는 경우도 늘고 있다”며 “어려운 의학용어를 통역할 때 어려움을 느끼지만, 한국을 신뢰하고 찾는 외국인들을 볼 때마다 우리의 의료기술이 높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씨는 BBB코리아 통역 봉사 외에도 병원에서 의료 통역 봉사 일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찰청 민간통역요원으로 선발돼 현장 통역 봉사도 맡았다.

한편 BBB코리아는 문화체육관광부 등록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외국어 능력을 이용한 재능나눔, 언어·문화 자원봉사 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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