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산업 파워를 찾아서(31) 예스컴이엔티] 국내 록 페스티벌의 효시, 펜타포트를 열다

입력 2014-05-09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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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의 여름은 어느 곳보다 뜨겁다. 국내 록 페스티벌의 효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해마다 어김없이 인천을 록의 성지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 성지의 중심에는 한국 공연계의 역사를 온몸에 아로새긴 간직한 ㈜예스컴이엔티(이하 예스컴)가 있다.

예스컴은 가수 이선희의 매니지먼트를 시작으로 1986년 첫 발을 내딛었다. 초기의 공연 기획 노하우는 이선희의 전국 투어와 함께 출발했다. 아직 공연 기획이란 단어조차 생소했을 무렵, 몸으로 부딪히며 쌓은 경험은 회사 발전의 소중한 자양분이 됐다. 특히 1989년에는 대중가수 최초로 가수 패티김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공연을 성사시키며 공연계에 한 획을 그었다.

1990년대 예스컴은 독보적인 내한공연 전문 기획사로 성장했다. 본조비, 야니, 케니지, 스콜피온스, 산타나, 에릭 클랩튼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예스컴과 손잡고 한국을 찾았다. 2000년대에는 한국 관객에게 스매싱펌킨스, 루치아노 파파로티, 카와무라 류이치, 엘튼 존, 라르크앙시엘, 오아시스, 백스트리트보이즈, 셀린 디온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주목할 점은 내한 아티스트마다 예스컴에 공연하는 아티스트마다 예스컴에 신뢰를 보냈다는 사실이다. 이 신뢰는 회사가 도약하는 발판이 됐다.

예스컴의 중점 사업인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하 펜타포트)의 전신은 1999 열린 트라이포트 락 페스티벌(이하 트라이포트)이다. 딥퍼플,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 프로디지, 크래쉬 등 화려한 라인업을 송도에 불러모았으나 기록적인 폭우로 둘째 날 공연이 취소되는 불운을 겪었다. 그러나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의연하게 무대를 장식한 크래쉬와 딥퍼플은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트라이포트는 이듬해 2회 개최를 시도했으나 티켓 판매 부진 등으로 취소되는 좌절을 맛봐야 했다.

트라이포트가 아픔을 남겼지만 예스컴은 좌절하지 않았다. 회사가 휘청거릴 때 그동안 함께 일했던 협력사와 업계가 손을 내밀었다. 윤창중 대표는 “주변 도움이 없었으면 못 버텼을 것”이라며 “그 때 고생한 사람들과 지금까지 같이 간다”라고 밝혔다. 공연계를 개척하며 쌓은 신뢰가 예스컴을 다시 일으킨 것이다.

2006년 예스컴은 다시 인천을 택했다. 2006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스노우 패트롤, 제이슨 므라즈, 플라시보, 블랙아이드피스, 프란츠 퍼디난드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록 페스티벌의 부활을 알렸다. 이후 펜타포트는 인천을 기반으로 해마다 장소를 옮기며 개최됐다. 왜 인천이었을까. 윤 대표는 “동북아의 허브 도시가 될 인천의 미래를 봤다”라고 설명했다. 그의 혜안은 탁월했다.

지난해 펜타포트는 송도에 페스티벌 전용 부지를 마련했다. 몰라보게 발전된 환경에서 열린 2013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약 8만 5000명에 이르는 사상 최다 관객을 동원했다. 무려 5개의 페스티벌이 난립했던 지난해 여름을 돌이켜 볼 때 놀라운 흥행력이다. 오는 8월 1~3일 개최되는 2014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관객을 맞이한다. 조경이 완벽하게 자리잡고 관객 편의성은 더욱 높였다. 거액의 개런티를 지불해야하는 빅 헤드라이너 대신 펜타포트만의 색깔을 지닌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예스컴의 최종 목표는 펜타포트 파크 조성이다. 부산에 부산국제영화제가 있다면 인천에는 펜타파크가 존재, 음악과 문화의 중심지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특히 글로벌대학캠퍼스가 들어선 송도의 이점을 살려 ‘대학가요제’를 옮겨올 준비를 마쳤다. 송도로 옮긴 ‘대학가요제’는 글로벌 영향력을 가질 전망이다.

윤 대표는 “예스컴의 성장을 통해 문화 벤처 기업의 가장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예스컴은 한 순간의 이익 대신 국내 공연계를 이끄는 책임감과 철학으로 향후 30년을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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