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따라잡기]이건희 회장 와병에도 삼성전자 주가 4% 급등… 왜?

입력 2014-05-1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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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가 12일 전 거래일보다 3.97%(5만3000원) 오른 138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지난 9일 196조6446억원에서 7조869억원 늘어난 204조4515억원이 됐다. 이는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치료를 받으면서 나타난 오너리스크가 악재로 해석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삼성그룹내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들의 주가도 함께 올랐다. 이 회장의 건강 문제로 인해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더욱 빨라지고, 확고해 질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주주에도 오히려 우호적일 것이란 기대감이 함께 작용했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관련 핵심 계열사들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장남 이재용 부회장이 주축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은 각각 3.97%, 4.04% 급등했고, 장녀 이부진 사장이 이끄는 호텔신라도 2.69% 올랐다. 차녀 이서현 사장의 제일기획도 4% 가까이 뛰었다. 그룹의 지배구조개편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삼성물산 역시 2.71% 상승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주가 상승에 대해 두가지 이유를 꼽았다. 먼저 이건희 회장의 건강으로 인한 오너리스크는 이제 더 이상 삼성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에 비해서 이 회장의 건강 리스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 시장에 내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8년 1월 초 이 회장이 입원했을 때 삼성전자 주가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지만 삼성물산은 2.63% 떨어졌다. 2009년 3월 입원 소식이 알려졌을 때는 이튿날 삼성전자 주가는 소폭 올랐다. 결과적으로 이 회장의 건강 악화가 삼성 주가에 직접 미치는 영향력은 일관되지 않은 셈이다.

또 격화한 그룹의 사업재편, 삼성SDS 상장에 더해 이 회장의 건강 문제까지 불거짐에 따라 경영권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에버랜드를 정점으로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이 큰 축을 형성하고 있다.

앞으로 삼성그룹은 삼성에버랜드를 지주회사로 만들어 삼성전자 등 그룹 계열사들을 안정적으로 지배하는 동시에 이 회장 자녀 사이에 계열 분리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장남 이 부회장이 전자·금융 계열사를 맡고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호텔·건설·중화학을, 차녀인 이서현 제일기획 사장이 패션·미디어를 맡는다는 시나리오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승계할 가능성이 큰 삼성전자의 경우 앞으로 경영권 안정화 차원에서 주주 친화책을 쓸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김영준 센터장은 “이건희 회장 이후에 대한 우려로 주주들이 걱정할 수도 있지만, 엄청난 현금을 보유한 삼성전자가 오히려 친주주 정책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계열사간 이동을 봐도 삼성전자가 계열사의 먹거리 사업을 가져오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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