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진의 천만의 말씀]한심한 서울시의 ‘싱크홀’ 대처

입력 2014-08-2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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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석촌동 일대에서 잇달아 발생한 싱크홀에 대한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싱크홀 발생원인으로 인근 지하철 공사로 인한 동공(빈 공간) 때문이라는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태수습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다.

서울시의 중간발표 등 원인규명에 대한 발표가 속속 이뤄졌지만 오히려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시민들의 불안감 확산에 대한 근본 문제는 서울시의 대처에 있어 보인다. 시는 지난 14일 석촌지하차도 도로 함몰과 관련, 전문가들이 참가한 조사단의 중간 조사 발표 이후 동공 5개를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들 모두 규모가 확인됐다.

하지만 시는 추가 발견된 동공 중 1개소가 상수도 문제와 관련, 2차 피해의 우려가 있어 응급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주민들에게 즉각 알리지 않고 응급조치 후 이틀이 지난 18일 동공이 추가로 발견됐다고 밝혀 늑장 보고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한 동공은 폭 5.5m, 연장 5.5m, 깊이 3.4m에 이른다. 자칫 동공이 대형사고를 부를 수도 있다. 하지만 시는 대형사고 예방을 위한 조치보다 사태수습에만 급급한 모양새다. 18일 서울시청에서 진행된 기자설명회에서는 기자들의 질문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질문의 대부분은 동공 발생 원인과 추가피해 우려, 사태 보고 늑장 대응 등이었다.

당시 시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시민조사단과 조사 후 발표할 예정이며 현재로선 추가 피해가 우려되지 않는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그동안 도로 아래나 근처에서만 발견됐던 동공이 주변 주택용지 아래에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시 관계자는 “피해 발생가능성은 없다”는 말과 함께 사고 우려를 일축했다.

그러나 동공 발생 후 응급조치를 한 상황은 왜 미리 밝히지 않았냐는 날선 질문에는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동공발생으로 인한 추가 피해나 시민들의 안전을 우선 생각했다면 응급조치를 취함과 동시에 대외적으로 알려 사고 예방에도 힘써야 했다.

안전한 도시로 만들겠다던 현 시정에서 이 같은 행보는 대외적으로 더 큰 파장을 잠재우기 위한 임시방편 책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석촌동 일대 동공문제는 제2롯데월드 저층부 개장과도 관련돼 있다. 시는 현재 롯데의 교통 및 안전대책에 대한 심의도 진행 중이다. 때문에 롯데와 시민들의 눈치를 보고 있는 지도 모른다.

물론 안전이 확보됐다면 제2롯데월드 개장을 허락해도 상관없다. 하지만 우선순위는 개장 문제가 아니다. 제2롯데월드의 시설 안전문제, 인근 교통대책을 따져보기 전에 시울시 관내 도로시설 등의 안전성부터 확보해야 한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라는 공사장의 한 문구처럼 인명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망 구축에 서울시가 좀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이런 시의 늑장 대처는 원인 파악과 안전대책 강구보다 일단 덮고 보자는 식으로 비추기도 한다. 도로에 생긴 싱크홀에 흙을 메우면서 사태의 확산을 막기 위해 감추려 애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사태를 수습하려다 시민들의 불신만 더 키운 것은 아닌지 시가 되돌아봐야 한다. 시는 있는 그대로 원인을 밝히고, 이에 상응하는 안전대책을 마련해야만 천만시민들로부터 잃었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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