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세 죽음이 생각하게 하는 것들 [배국남의 직격탄]

입력 2014-09-1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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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진공동취재단)

*권리세 죽음이 생각하게 하는 것들[배국남의 직격탄]

그녀가 숨졌다. 23세라는 젊은 나이에 가수의 꿈도 제대로 펼쳐보지 못하고 권리세가 7일 세상과 이별을 고했다. 3일 발생한 교통사고로 사경을 헤매다 회복을 바라던 수많은 사람의 간절한 바람을 외면한 채 그녀는 하늘나라로 향했다. 재일동포 권리세는 2011년 귀여운 외모와 미소로 오디션 프로그램 MBC‘위대한 탄생’에서 시청자의 눈길을 끈 뒤 지난해 9월 걸그룹 레이디스 코드의 멤버로 연예계 첫발을 디뎠다. 그리고 불의의 교통사고로 1년 동안의 가수 생활을 마감하고 대중의 곁을 떠났다.

“정말 열심히 할게요.”아직도 권리세의 목소리가 생생하다. 2013년 9월 데뷔직전 인터뷰를 위해 신문사를 찾은 그녀의 생기발랄하고 희망과 기대에 부푼 모습이 말이다. 그녀의 예기치 못한 죽음을 접하면서 ‘위대한 탄생’출연당시 멘토 이은미가 권리세를 선발하며 “재능을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은 노력밖에 없다. 그동안 (권리세가) 눈물겹게 노력해 준 것들이 충분히 보인 것 같다”라는 말이 떠올라 가슴 아프다. 하지만 권리세, 짧은 삶이었지만 자신이 꿨던 꿈을 향해 도전과 최선을 다했기에 아름다운 삶이었다.

23세의 권리세 죽음은 살아있는 이들에게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 그리고 어떤 자세로 삶에 임해야 하는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곧 죽는다’는 생각은 인생의 결단을 내릴 때마다 가장 중요한 도구입니다. 모든 외부의 기대, 자부심, 수치스러움과 실패의 두려움은 ‘죽음’앞에선 모두 떨어져 나가고 오직 진실로 중요한 것들만이 남기 때문입니다…여러분의 시간은 한정돼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타인 생각의 결과물에 불과한 도그마에 빠지지 마세요. 타인의 견해가 여러분 내면의 목소리를 삼키지 못하게 하세요. 가장 중요한 것은 가슴과 영감을 따르는 용기입니다.”스티브 잡스가 암 투병 생활을 하며 지난 2005년 6월 스탠포드 대학교 졸업식에서 행한 연설의 일부다.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이 죽음’이라고 단언한 잡스는 죽음은 삶을 대신해 변화를 만든다며 남이 아닌 자신이 자신의 삶을 디자인하며 살라고 역설했다.

“당신이 무언가를 절실히 원한다면 절대 포기하지 마라. 우리 앞에 장벽이 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장벽은 우리가 무엇을 얼마나 절실하게 원하는지 깨달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47세 나이로 지난 2008년 췌장암으로 죽기 직전까지 대학 강의에 열정을 불살라 지구촌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삶의 진정한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했던 ‘마지막 강의’의 랜디 포시 카네기 멜론 대학교수는 죽음을 앞두고 역경과 어려움의 진정한 의미와 삶에 있어서 그리고 인생에 있어서 절실한 것을 절대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는 것이 짧은 생에 있어서 가장 가치 있게 사는 것이라고 살아있는 이들에게 의미 있는 당부를 했다.

“ 무덤덤하고 의미 없는 삶을 사는 것보다는 고통을 수반하더라도 찬란한 섬광 속에서 불꽃을 한껏 태우는 삶이 더 나으리라는 확신이 있다.”“뒤돌아보면 내 인생에 이렇게 넘어지기를 수십 번, 남보다 조금 더 무거운 짐을 지고 가기에 좀 더 자주 넘어졌고, 그래서 어쩌면 넘어지기 전에 이미 넘어질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은 다시 일어서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넘어뜨린다고 나는 믿는다. 넘어질 때마다 나는 번번이 죽을힘을 다해서 다시 일어났고, 넘어지는 순간에도 다시 일어설 힘을 모으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많이 넘어져 봤기에 내가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었다고 난 확신한다…‘살아 있음’의 축복을 생각하면 한없이 착해지면서 이 세상 모든 사람, 모든 것을 포용하고 사랑하고 싶은 마음에 가슴 벅차다.”

어려서 소아마비로 장애를 가진 데다 유방암, 척추암 등 세 번의 암 투병을 하면서도 치열한 삶을 살다 지난 2009년 57세 나이로 열정을 쏟았던 강단을 떠나 하늘로 향한 서강대 장영희 교수가 에세이집‘내 생애 단 한번’과 한 신문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사람들에게 생을 마감할 때 후회하지 않기 위한 삶을 사는 자세의 단초를 제공했다.

영정 속 한복차림의 권리세가 환하게 웃고 있다. 꿈을 향해 도전하는 과정에서 죽음을 맞이한 권리세는 오늘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녀가 지상에서 못 다한 가수의 꿈을 하늘무대에선 원 없이 펼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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