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치매 엄마의 보따리 안에는 미역국·흰밥·나물…대체 무슨 사연?

입력 2014-09-19 08:25

온라인뉴스팀 onlin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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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엄마의 보따리 안에는

(사진=부산경찰청 SNS)

경찰의 도움으로 딸을 만나게 된 길 잃은 치매 할머니의 사연이 시민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고 있다.

18일 부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2시경 서구 아미파출소로 "할머니 한 분이 보따리 두 개를 들고 한 시간째 동네를 서성인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출동한 경찰이 할머니에게 말을 걸었지만, 할머니는 "딸이 아기를 낳고 병원에 있다"는 말만 반복할 뿐 자신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다. 당시 출동한 경찰은 치매를 앓고 있던 할머니가 보따리만 껴안고 하염없이 울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슬리퍼를 신고 있었던 할머니 차림새로 미루어 인근 동네 주민일 것으로 판단해 할머니를 아는 주민을 찾아 나섰다. 수소문 끝에 할머니를 아는 이웃이 나타났고 경찰은 6시간 만인 오후 8시경 할머니를 딸이 입원한 부산진구의 한 병원으로 안내했다.

병원에 도착한 할머니는 딸을 보자 "어서 무라(어서 먹으라)"며 보따리를 풀었다. 길 잃은 치매 엄마의 보따리 안에는 출산한 딸을 위해 준비한 미역국, 흰 밥, 나물 반찬, 이불 등이 있었다. 온전치 못한 정신에도 자신을 위해 미역국을 품에 안고 온 엄마를 본 딸은 펑펑 눈물을 쏟아냈다.

한편, 부산경찰청은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치매를 앓는 엄마가 놓지 않았던 기억 하나'라는 제목으로 이 할머니의 사연을 소개했다.

이 사연을 접한 네티즌은 "길 잃은 치매 엄마의 보따리 안에는 사랑이 있었네" "길 잃은 치매 엄마의 보따리 안에는 딸 밖에 모르는 엄마의 마음이" "'길 잃은 치매 엄마의 보따리 안에는' 사연 보고 눈물이 왈칵 났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치매 #부산지방경찰청 #아미파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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