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칼럼] 한국의 창조교육센터

입력 2014-09-22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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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창조경제는 창조교육의 뒷받침없이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창조교육으로 가는 교육 혁명의 길은 실로 대장정의 길이다. 창조는 미지로 가는 모험이기에, 모든 교육 기관들이 각개 약진으로 창조교육을 시도하는 것은 시간적, 재무적 낭비가 우려된다. 여기에서 집단 창조성을 발현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가칭 창조교육센터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창조교육은 기본적으로 정답의 콘텐츠 교육이 아니라 문제의 컨텍스트, 즉 맥락의 교육이다. 매번 달라지는 창조교육을 담당할 교사양성과 교육 과정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기 어렵다. 미국의 특이점 대학과 한국의 카이스트 등에서 지난 5년간 이루어진 실험 결과를 공유하는 것이 문제를 푸는 지름길이다. 그러나 그들의 경험이 창조교육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이러한 경험과 자료를 바탕으로 개별 기관들이 스스로 진화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다시 공유돼야 한다.

이러한 목적으로 2008년 미국의 미래학자인 커즈바일(Kurzweil)박사가 구글과 나사의 지원을 받아 특이점 대학(Singularity University)을 설립했다. 미국의 기술 융합교육인 STEM교육으로는 미래 리더 양성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STEM 교육을 넘어, 미래사회의 특이점에 대비한 미래 리더를 육성하기 위하여 융합기술과 미래사회의 상호작용을 중요시하고 있다. 10주간의 장기 과정, 9일간의 단기 과정, 분야별 지역별 특화과정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화하고 있다.

한국도 특이점 대학을 넘어서는 창조교육센터가 요구된다. 창조경제의 핵심인 창조성과 기업가 정신을 융합하는 과정이다. 미래에 발생할 문제를 예측하고 해결하는 인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하여 미래학, 인문학, 융합기술, 지식재산,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미래의 문제를 푸는 프로젝트 학습이 진행될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는 초중고 학생들의 교육은 물론, 대학생 과정, 일반인 과정 등 다양한 과정들이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대량 교육(MOOC) 과정을 통하여 전국의 교육기관과 공유하는 것이다. 이제 교육의 핵심은 반복되는 콘텐츠가 아니라 반복되지 않는 컨텍스트로 이동해야 한다. 생산의 아웃소싱과 같이 콘텐츠 교육은 아웃소싱된다. 그런 관점에서 MOOC가 교육의 양극화를 초래한다는 의견은 재고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교육 과정에 기업가 정신 백일장인 해커톤 대회, 창업 캠프(Boot Camp) 등이 결합되어 시너지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서 대한민국의 혁신을 이끌 창업가와 사내기업가들이 속출하게 되고 그들의 집단 지능이 혁신을 촉진할 것이다. 이곳은 다양한 모임들이 활성화되는 공용 공간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창조교육센터의 모습은 어떠해야 할까 생각해 보자. 우선 장소는 한적한 시골이 아니라 거대 도시에 있어야 한다. 거대 도시가 제공하는 공간 창조성와 결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맥락적 사고는 왕성한 상호작용에서 비롯되고 접근성과 즐거움이 전제가 된다.

창조교육센터는 시공간 자체가 미래 사회의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MIT의 미디어랩은 공간의 창조성을 중요시 한다. 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하는 학습 공간은 계단식 교육장에서 호텔 연회장과 같은 구조로 변모되어야 한다. 미래 교육의 방향인 교육3.0의 개념인 'Less teaching, more learning'은 상호작용이 왕성한 공간으로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교실과 더불어 학습하는 스마트 플레이스의 개념은 터치 스크린의 벽면에서 전세계와 온라인 소통으로 구현될 것이다. 미래학자들이 생각하는 개념들이 창조교육 공간에 최대한 많이 반영될 때 창조교육은 꽃을 피울 것이다.

창조교육센터에서는 모든 사람, 모든 사물, 모든 시공간이 초연결 구조로 결합돼야 한다. 오픈소스와 개방 플랫폼을 통하여 스스로의 미래 제품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프로젝트의 결과물들이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으로 세상과 소통하면서 살아있는 창조교육을 진화시켜 나갈 것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갈 창조교육센터를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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