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없는 예능 살리고 재미있는 단막극 죽인다 [김민정의 시스루]

입력 2014-12-01 06:4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사진=KBS

이번에도 단막극이다. 또 KBS 단막극 폐지 논란이 일었다. KBS가 내년 개편을 앞두고 현재 일요일 자정시간대에 편성돼 있는 드라마 스페셜 단막 2014를 기존편성시간대에서 삭제하고 금요일밤 10시 프라임 시간대로 옮길 것을 공표했다. 이에 고정시간대에 정규편성된 단만극은 아예 사라지게 됐고, 예능이나 교양프로그램도 편성할 수 있도록 하는 오픈존(금요일 밤 시간대)으로 들어감에 따라 수익성이 낮은 단막극의 축소는 물론 실질적 폐지와 다름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결국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돈의 논리 앞에 가치를 높게 평가받아야할 단막극의 존재가 위태롭게 되고 말았다. KBS PD협회도 ‘단막극의 실질적 폐지를 우려한다’는 KBS 단막극(드라마스페셜) 폐지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사측의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다. PD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좋은 콘텐츠, 혁신적인 콘텐츠, 창의적인 콘텐츠는 하루아침에 어디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며 “당장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양질의 콘텐츠 제작을 위한 기본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KBS 단막극의 존재 이유였다”고 입장을 밝혔다.

단막극의 존재의 이유, 단막극을 죽이면 안 되는 이유와 필요성은 숱하게 거론돼 왔고, KBS도 그에 대한 성과와 타당성을 받아들인 분위기였다. 최근에만 해도 걸출한 신인작가들을 배출해 녹록치 않은 환경에도 단막극의 명맥을 이어온 KBS는 호평 받았다. 지난해 ‘비밀’ 유보라 작가, ‘직장의 신’ 윤난중 작가, ‘감격시대’ 채승대 작가를 이어 올해 ‘정도전’ 정현민 작가까지 베테랑 작가들의 필력과의 경쟁 속에서 탄탄한 스토리와 참신한 구성으로 두각을 드러냈고, 방송가를 주름잡기 시작했다. 또 지난해 ‘학교 2013’으로 주목받은 이현주 작가는 현재 MBC ‘오만과 편견’을 집필 중이다. 해당작품은 대작 ‘비밀의 문’과 화제작 ‘내일도 칸타빌레’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압도적인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 자리를 독주 중이다. 이뿐만 아니다. 저조한 시청률과 벗어날 수 있는 웹드라마 제작으로 기존의 콘텐츠 유통경로를 탈피, 모바일 및 웹 플랫폼 활용한 파격적인 시도를 통해 드라마스페셜이 또 한번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간서치열전’은 공개 일주일 만에 약 100만뷰를 돌파했으며 해외진출까지 새로운 도전으로 경쟁력을 입증했다.

KBS는 이정도의 성과로는 부족했던 탓일까. 콘텐츠의 질과 가치를 시청률과 수익성을 잣대로 내민다면 공영방송으로서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다. ‘돈 잘 버는 콘텐츠가 좋은 작품’이라는 논리를 두고 가치를 평가한다면 시청률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인기 없는 예능프로그램은 왜 살려 두는가. 모든 프로그램에는 그에 맞는 콘셉트와 가치, 역할이 부여된다. KBS는 다양성과 공영성이 중요한 단막극 특성을 인정하고 독립적인 예산과 편성을 보장해야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내년도 의대 증원분 1469명·총정원 4487명…법원 제동 ‘변수’, 입시 혼란↑
  • "제로 소주만 마셨는데"…믿고 먹은 '제로'의 배신?
  • "긴 휴가가 좋지는 않아"…가족여행은 2~3일이 제격 [데이터클립]
  • PSG, '챔스 4강' 1차전 원정 패배…이강인은 결장
  • '미스코리아·하버드 출신' 금나나, 30세 연상 재벌과 결혼설
  • 경기북도 새이름 '평화누리특별자치도'…주민들은 반대?
  • "하이브 주장에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려드립니다" 어도어 민희진 입장 표명
  • '롯데의 봄'도 이젠 옛말…거인 군단, 총체적 난국 타개할 수 있나 [프로야구 2일 경기 일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5.0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3,365,000
    • +3.15%
    • 이더리움
    • 4,217,000
    • +3.31%
    • 비트코인 캐시
    • 607,000
    • +6.58%
    • 리플
    • 734
    • +4.11%
    • 솔라나
    • 196,300
    • +13.21%
    • 에이다
    • 647
    • +4.86%
    • 이오스
    • 1,124
    • +6.24%
    • 트론
    • 174
    • +2.35%
    • 스텔라루멘
    • 155
    • +2.65%
    • 비트코인에스브이
    • 83,300
    • +4.45%
    • 체인링크
    • 19,180
    • +5.56%
    • 샌드박스
    • 612
    • +5.3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