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3월 유동성 보릿고개] 현대상선·한진해운 ‘예의주시’

입력 2015-01-1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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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정유·태양광 3개 업종 재무위험 노출… 채권단, 대기업 1~2곳 이상징후 감지

“현금 흐름이 좋지 않은 대기업 가운데 이상징후가 발견된 곳이 1~2곳에 이른다.”

한 시중은행의 대기업 여신담당 임원의 말이다. 연초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부건설을 필두로 금융권에 대기업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다. 대내외 경기의 불확실성으로 그 어느 때보다 대기업의 신용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올해 1분기 대기업의 신용위험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고공행진할 전망이다. 특히 경기민감 업종과 한계기업을 중심으로 신규 부실 발생 압력이 잠재하고 있는 탓에 지난해보다 신용위험이 더욱 악확될 조짐이 일고 있다.

실제 금융권에서는 지속적인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건설, 철강, 조선업종 외에 유가 급락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된 석유화학, 정유, 태양광 등 대체에너지업종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유가 하락에 석유화학업체 영업이익률은 지난 2010년 6.7%, 2011년 5.4%에서 2013년 4.6%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기업 경영 여건이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은 가운데 이들 한계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 구조조정 대상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은행권이 평가한 1분기 대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19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와 같은 수준으로 2009년 1분기(1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신용위험지수가 높다는 것은 대기업 여신 중 부실채권으로 분리될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지속적 엔화 약세 등 대외여건이 불확실한 가운데 일부 대기업의 실적 부진 우려 등으로 인해 대기업 신용위험지수가 지난 분기와 마찬가지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곧 자금을 구할 곳 없는 기업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상황을 연출한다. 연초부터 신용위험이 부각되면서 은행권은 대기업 중심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올해 1분기 은행권의 대기업 대출태도지수는 6으로 전 분기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대출태도지수가 낮아졌다는 것은 은행의 대출심사가 까다로워지거나 대출 의지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은행권으로부터 자금 조달에 실패한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으로 급한 불을 끄려 하지만, 한계기업을 중심으로 추가적 신용등급 하락은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을 연출한다. 지난해 말부터 석유화학, 정유, 철강, 건설, 조선 등 모니터링이 이어져 온 업종의 기업들이 잇따라 신용등급이나 등급 전망이 강등되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다시 말해 이들 한계 기업들의 신용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희박해 채권단인 은행이 회사채 상환자금을 공급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채권단 관계자는 “일부 우량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자금조달 실패로 회사채를 제때 갚지 못해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커진 상태”라며 “잘나가던 기업도 언제 무너질 지 모르는데 회사채 시장이 활성화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당장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등에 직접적 위험에 노출된 기업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올 상반기 경기악화에 따라 신용등급이 추가 강등되고 구조조정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 주도로 선제적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현대와 한진그룹도 독립적 자생 능력을 회복하기에는 대내외적 여건이 불확실하다는 평가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올해 만기 도래하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회사채를 신속인수제를 활용해 상환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 방안 역시 불투명하다.

채권단은 올해 상반기 내부적으로 대기업 여신에 대한 옥석 가리기를 치열하게 전개할 방침이다. 금융당국도 주채무 계열사 가운데 취약한 계열사와 맺는 재무구조개선약정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오는 3월경 발표될 대기업 주채무 계열 지정도 지난해 42개에 이어 올해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채무 계열은 금융기관 총신용공여액의 0.075% 이상 대출이 있는 그룹사를 대상으로 선정된다. 재무구조평가를 거쳐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 대상을 가려 5월말까지 채권단과 약정을 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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