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R 이제 세계로] 해외지원 비율 6.5%…‘글로벌 톱100’ 신한·삼성ㆍLG 3곳 뿐

입력 2015-04-13 10:37 수정 2015-04-13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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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기업에 비해 아직 초보적 수준

전 세계적으로 CSR에 대한 요구는 점점 구체적이고 광범위해지고 있다. 과거 CSR는 지역공동체와의 관계, 소외계층 수준 개선 등 국내 기업이 해결할 수 있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지금은 글로벌 사회공헌으로 그 범위가 넓어진 것은 물론 재난, 환경의 공통 문제를 다루는 등 수준도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

미국, 유럽은 물론 아시아 국가들에 속한 기업들 역시 이 같은 관점에서 CSR 열풍을 몰아가고 있다. 이 같은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글로벌 CSR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국내 기업들의 CSR 현황과 위상을 알아본다.

1980년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대한 개념은 재단 설립과 장학사업 정도였다. 당시 많은 재벌 기업이 동참하고 나섰지만, 주로 반기업 정서에 대응하기 위한 단순한 활동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가 차원에서 CSR에 관심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은 20여년이 흐른 지난 2007년부터다.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가 당시 제정된 ‘지속가능발전기본법’에 근거해 정책 지원 업무를 시작하는 등 CSR가 본격적으로 한국 사회에서 거론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기업의 CSR 활동은 글로벌화를 지향하는 선진기업에 비해 초보적인 수준이라는 지적이 많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2013년 분야별 사회공헌 지출 비율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해외지원 비율은 6.5%에 불과하다.

특히 다보스포럼이 매출 상위 500개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수행 정도를 평가해 편입된 기업 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겨 매년 발표하는 ‘글로벌100’은 한국 기업의 CSR 현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지난해 글로벌 100에 속한 국내 기업은 신한금융지주(30위), 삼성전자(34위), LG전자(82위) 3곳뿐이었다. 아시아의 경우 일본 5개 기업이 이름을 올리며 1위를 차지했고 싱가포르(4개), 한국(3개)이 그 뒤를 이은 셈이다. 물론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대부분은 모두 10위 안에 들었다.

이처럼 국내 기업의 글로벌 CSR 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각 기업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기업 고유 역량을 활용한 CSR’를 시작으로 차근차근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정보통신기술(ICT)을 최대한 활용한 현지 맞춤형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ICT CSR’를 전개하고 있다. 우선 삼성의 첨단 IT 기술을 나라별 교육 환경에 적용, 지역 간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삼성 스마트 스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에 700여개에 달하는 스마트 스쿨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맞춤형 교육 솔루션이 구축되고 있다. 더불어 ‘나눔 빌리지’ 프로그램을 통해 전력이 부족한 아프리카지역에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한 원격의료센터, 이동형 의료차 등을 마련했다. 특히 의료센터는 원격 진단과 처방도 가능하다.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사회공헌 방침은 자동차 전문기업의 특성을 잘 살린 ‘무브 CSR’로 △그린무브 △세이프무브 △이지무브(이동편의 사업) △해피부브(해외 자원봉사 활동) 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린무브는 자동차 제조업체로서의 책임을 인지하고 환경을 보호하자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현대 그린존 차이나’ 사업이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이 사업은 각종 개발로 훼손된 자연생태계 보존과 회복을 위해 마련됐다. 2008년부터 중국과 우리나라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황사의 주요 발원지인 차칸노르 지역의 사막화 방지를 위해 생태 개선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세이프무브는 교통사고로 고통을 받고 있는 이들을 위해 정신적, 신체적 치료 지원은 물론 임직원들이 소원을 이뤄주는 수호천사 역할도 하고 있다.

LG 역시 계열사 별 특징을 잘 살려 글로벌 CSR를 펼쳐나가고 있다. LG생활건강은 환경 NGO인 에코맘코리아와 함께 ‘글로벌 에코리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에코리더는 전국의 초·중·고등학교와 지역 동아리 단위로 선발한 청소년 700여명을 대상으로 1년간 환경 친화적이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도, 지구 환경과 인류 건강을 책임질 차세대 글로벌 환경리더를 양성하는 캠페인이다. 올해는 에코맘코리아와 함께 학교 단위 환경동아리 육성을 기반으로 한 UN 산하 국제환경기구와의 협력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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