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더-마이클 델] 모두가 말렸던 상폐, 결국 ‘신의 한수’

입력 2015-10-2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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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저하 우려에도 주주들 설득해 비상장기업 전환

대부분의 기업은 자금 확보와 기업홍보 등을 위해 주식 상장 즉 ‘기업공개(IPO)’를 선호한다. 그러나 세계 최대 컴퓨터 제조업체인 ‘델 제국’을 세운 마이클 델 최고경영자(CEO)는 오히려 비상장을 더 선호한다.

클라우딩업체 EMC 인수로 시장으로의 귀환을 알린 델 CEO는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EMC의 독립성을 강조하며 과거 자신이 델의 비상장화를 고집했던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델 CEO는 인터뷰에서 “IPO를 하면 투자자들의 압박이 심해져 회사 전략 추진에 차질이 생긴다”며 “주식 상장이 오히려 회사 성장을 막는다”고 밝혔다. 그는 델이 EMC를 인수한 점을 언급하며 “만약 주식 상장을 유지했으면 투자자의 압력이 지속돼 M&A 추진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식이 상장되면 주주들로부터 주주 이익 환원을 강요받는 등 기타 비용 지출이 발생한다”며 “(비상장기업 전환은) 금융 측면에서도 장점이 크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3년 델 CEO는 약 7개월간 주주들을 설득해 델을 비상장기업으로 전환했다. 당시 델 CEO는 “주주들의 승인에 만족한다”며 “회사를 컴퓨터 산업의 선두기업으로 발전시키고 늘 같은 마음으로 고객을 대한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 혁신하겠다”며 상장 폐지를 반겼다.

당시 델 CEO는 사모펀드인 실버레이크와 손잡고 상장 폐지를 진행했다. 양측은 주식을 사들이는 대금 244억 달러 가운데 170억 달러를 부담했다. 150억 달러는 금융권을 통한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확보했고, 나머지 20억 달러는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델의 상장 폐지를 두고 업계는 부정적이었다. 특히 경쟁사인 휴렛팩커드(HP)는 성명을 통해 “델이 험난한 길을 가겠다고 결정했다. 회사는 불확실하고 과도기적인 기간을 확장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상장 폐지를 통해 델은 상당한 빚을 지게 됐고 이는 신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투자능력을 제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상장 폐지 직전에 델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네 단계나 강등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델 CEO는 비상장화를 고집한 것이다.

델 CEO는 EMC 인수 후에도 소비자의 권리를 위해 EMC의 독립성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EMC) 기존 거래처와의 관계를 끊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EMC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독립적인 기업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M&A가 진행됐다고 해서 무리하게 양사의 제품 브랜드를 통일하는 것은 고객의 선택권을 빼앗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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