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기업을 하는가 23] 호텔 운영사업의 시작, 그것은 모든 서비스업의 완성

입력 2015-10-3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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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수 퍼스트민서 회장

‘기업을 왜 하는가’란 물음에 나는 ‘열정’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그 안에 ‘재미’와 ‘절박’이라는 말이 숨어 있다. 절벽에서 떨어지려고 하는데 행동하지 않는 자가 있을까? 재미가 없는 일에 열정을 다해 매달릴 수 있을까? 재미와 절박이 더해졌을 때 열정이 나온다.

나는 일을 모두 낭떠러지로 밀어넣는다. 기업과 사업에서 나는 행동가라는 말이고 어제와 내일이 없다는 뜻이다. 당장 이 순간에 가장 그 일에 필요한 일을 한다. 절박은 즉각적인 행동을 이끌기에 아름다운 코드인 것이다.

1994년, 갑작스럽게 찾아온 뇌출혈로 미국으로 건너가 요양을 하면서 나를 찾기 위해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했다. 상담심리학과 종교음악 전공, 2년간 파산전문 변호사 등 끊임없이 다른 걸 해왔다. 마케팅을 부전공하고 16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건 새로움과 도전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표면적인 성공은 오래가지 않는다. 레스토랑과 같은 서비스업에서 오는 재미를 좀 더 느껴보고 싶었다. 스케일을 키우고 싶었다. 누가 봐도 성공한 사업가였으나 마음속에서는 늘 공허함이 몰려왔다.

‘그래 한국으로 돌아가자.’ 2013년 초반, 모든 것을 내려놓고 19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주변의 권유로 시작한 것은 호텔 시행사업이었다. 당시 제주도에서의 호텔 사업은 블루오션이었다. 관광객 수 1200만명을 돌파하며 하와이나 동남아, 유럽 등에 견줄 만한 세계적인 관광지로 거듭나 있었으나 숙박시설은 현저하게 부족했다. 현재까지도 제주 관광객의 하루 평균 객실수요는 약 1만7500실, 공급은 1만1300실 정도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도 여관과 여인숙을 모두 합친 수로 요우커(중국인 관광객) 등 호텔을 선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때마침 정부에서 부족한 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한시적인 특별법을 만들었고, 제주도에서 호텔 시행사업을 시작하는 기업들이 몰리는 추세였다.

그러나 남들과 다른 행보를 걸었다. 대부분 호텔 시행 사업가들은 비즈니스 호텔로 시작했다. 호텔을 지을 때 작은 객실 평수, 적은 부대시설로 많은 객실을 분양할 수 있고, 그에 따른 분양가와 저렴한 객실 요금으로 분양이 잘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상대적으로 객실 요금이 비싼 특급호텔 분양은 안 된다는 게 당시 정설이었지만 나는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매일 같은 사람과 똑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비슷한 술을 마시는 사람은 재미가 없지 않은가.

남들이 다 하는 사업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몰리는 비즈니스 호텔과 특급호텔 분양은 다르다고 판단했다. 처음부터 다른 시행사들처럼 분양으로만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이 아닌 특급호텔로서의 운영에 포커스를 둔 이유이다.

라마다제주함덕호텔 이전에 라마다제주서귀포호텔, 라마다제주함덕2차호텔 분양을 모두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음에도 호텔 운영사업으로 곧바로 방향을 전환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나에게 호텔 분양은 운영을 위한 밑거름이었고, 미국으로 건너가기 전인 1990년대 초반 의정부 청구아파트 사업을 시작으로 시행사업을 이미 해보았기에 호텔 시행사업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호텔 분양 역시 일종의 서비스 사업이라고 보았다. 우리 기업을 믿고 호텔 객실을 분양받은 계약자들에게 타 분양형 호텔과 다른 차별화된 만족을 주고 싶었다. 특급호텔의 분양이기에 안정된 수익은 자신이 있었으나, 그보다 더 큰 혜택으로 골프장 이용과 연계한 호텔 이용 등을 제공했고, 세월호 등 여러 사건이 많았던 2014년 중순 라마다제주함덕호텔은 3주 만에 완판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성공적으로 분양이 끝났다. 1차 사업에서 붙은 자신감으로 라마다제주서귀포호텔과 라마다제주함덕2차호텔 사업 추진과 동시에 호텔 오픈 준비를 시작했다.

운영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면서 전국에 쟁쟁한 스펙을 가진 호텔리어들을 우선적으로 섭외했다. 운영사인 산하HM에 호텔 시스템을 맡겼다. 그들에게 배우고 싶었다. 처음 시작하는 사업에는 자신감 위에 겸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 사실 그들 안에서도 열정이 결여된 채 수동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과감하게 배제하고 나와 닮은 열정적인 사람들과 이 사업을 끌어나갔다.

오픈을 앞두고 불철주야 많은 업무량에 지친 직원들에게 힘을 북돋아 주는 것도 하나의 숙제였다. 경영 컨설턴트 켄 블랜차드는 저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에서 3톤이 넘는 고래가 관중 앞에서 멋진 쇼를 펼쳐 보일 수 있는 것은 고래에 대한 조련사의 긍정적 태도와 칭찬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무에서는 강하고 냉정하게 했지만, 업무 외적으로는 늘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인력을 미처 채우지 못해 생긴 자리의 역할을 내가 대신하며, 더욱 운영의 노하우가 단단해져 갔고, 사람을 가리는 눈도 생겼다. 사람들과 인연을 쌓아가는 재미도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묘미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이란 게 나만의 것이 아니지 않은가. 직원과 고객들이 이끌어가는 게 성공하는 기업이라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좋은 사람들이 많이 필요했다.

지역인재 양성에 힘을 보태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사람 중심의 사고 덕분이다. 최근 제주대학교에 기부한 1억원의 발전기금은 전액 장학기금으로 사용된다. 또한 이번 발전기금 전달을 계기로 라마다제도함덕호텔과 제주대는 서로 합심해 지역 관광산업 발전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호텔 운영 사업의 매력은 바로 호텔 안에 모든 서비스업이 담겨 있어서다.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호텔 안 부대시설에 과감히 투자했다. 500실 이상의 객실을 만들 수 있는 부지를 310객실로 축소하며 연회장, 옥상 자쿠지, 바비큐 존, 피트니스 센터, 그리고 제주에 어울리는 조경을 하였다. 분양만 생각했을 때는 절대 나올 수 없는 호텔이었으나, 원활한 운영과 서비스를 생각했을 때 처음부터 설계했던 부분이다. 호텔 1층 레스토랑 역시 가장 신경을 쓴 부분 중 하나이다. 미국에서 레스토랑 사업을 했을 때의 노하우를 많이 반영했다.

업장 환경을 보충하고 나서 집중한 것은 호텔리어들의 서비스 마인드였다. 상대를 높이고 나를 낮추는 고객 우선주의가 서비스의 기본이지만 ‘자신이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프라이드가 흔들리지 않도록 교육했고, 호텔을 오픈한 지금도 직원들에게 변함없이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다.

라마다제주함덕호텔을 성공적으로 오픈하고 운영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지금, 호텔에 24시간 상주하고 있다. 피로가 누적되고 새로운 해프닝의 연속이지만 운영 경험이 전무한 내가 시작한 이 사업이 원활한 분양에 이은 안정적인 호텔 운영 전문기업이라는 평가로 돌아올 때마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재미와 희열을 느낀다.

물론 타 호텔과의 경쟁은 나를 또 다른 ‘절박’으로 밀어넣지만 열정으로 솟아난다. 기업 운영에 있어서 이윤 또한 중요하지만 그게 전부라고 할 수 없다. 사업은 ‘당근’과 ‘채찍’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앞으로 나갈 수 있지 않겠는가.

<서정수 회장은>

캘리포니아 베데스다 대학 졸업

캘리포니아 베데스다 로욜라 로스쿨 석사

㈜세계하우징타운 대표이사

Tofo City CEO

Tofu and Bean CFO

P.N.S CEO

네바다 파산 변호사

<퍼스트민서 연혁>

▲2013년

8월 퍼스트민서(주) 설립

▲2014년

6월 원덤호텔그룹과 라마다제주함덕호텔 브랜드 론칭 계약

7월 라마다제주함덕호텔 분양 완료

8월 퍼스트피엔에스원(주) 설립

9월 원덤호텔그룹과 라마다제주서귀포호텔 브랜드 론칭 계약

▲2015년

4월 라마다제주함덕2차호텔 건축심의 완료

9월 라마다제주함덕2차호텔 분양 완료

10월 라마다제주함덕호텔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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