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더-크리스틴 라가르드] ‘女 최초’ 수식어 수두룩… 세계경제 움직이는 ‘은발의 여제’

입력 2016-02-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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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시절 수영 국가대표로 활약 ‘이색이력’

美서 변호사로 활동… 첫 여성 CEO 올라

佛 재무장관때 유럽 재정위기 협상력 발휘

국제사회 존재감 알려며 IMF 총재 낙점

신흥국 큰 지지… 다보스 포럼서 연임 선언

“두 번째 임기를 위해 출마하겠다.”

‘은발의 여제’로 불리는 크리스틴 라가르드(60)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지난달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일명 다보스포럼)에서 IMF 총재 연임 도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라가르드의 연임 도전은 사실 예견된 일이다. 이미 영국과 프랑스, 독일, 핀란드 등 유럽에서 폭넓게 지지를 받고 있는데다 중국에서도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 라가르드가 연임에 성공하게 될 경우 그는 1945년 IMF 출범 이후 최초의 ‘연임’ 여성 총재라는 또 하나의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 싱크로나이즈드 선수부터 잘 나가는 변호사까지= 라가르드 총재는 경제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 아니다. 프랑스 출신인 라가르드가 정계에 처음 입문한 것은 재정이 아닌 외교통상 분야였다. 이보다 훨씬 전에는 25년 가까이 변호사로 활동했다. 변호사로 활동할 당시 노동, 반독점, 기업 인수·합병(M&A) 등 두루 경력을 쌓으면서 경제는 물론 정치와 외교에 모두 강점을 가지게 됐다는 평가다. 1956년 교사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라가르드는 학창시절 전도유망한 싱크로나이즈드 선수였다. 그의 나이 15세에 전국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프랑스 국가대표로도 활약할 정도였다. 그러나 16세 때 부친이 세상을 떠나고 어머니가 네 자녀를 키우게 되는 상황이 되자 그의 꿈도 바뀌게 됐다. 1974년 대입시험인 바칼로레아를 마친 그는 장학금을 받고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타에 있는 홀튼암스 학교를 1년간 다닐 기회를 얻었으며 이후 파리10대학 로스쿨에서 법학 석사학위를 받은 후 1981년 미국 로펌 베이커앤드매킨지에 입사했다. 변호사로서 그는 승승장구했다. 입사 6년 만에 파트너 변호사 자리를 꿰찼고 입사 18년 만에 최초 여성 이사회 회장에 올랐다.

◇ ‘최초’의 수식어= 라가르드 총재의 이름 앞에서는 항상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그도 그럴 것이 라가르드는 주요 8개국(G8) 내에서 여성으로는 최초 재무장관직에 올랐으며 그가 다녔던 로펌에서도 최초 여성 회장에 올랐다. 2011년에는 IMF 사상 첫 여성 총재가 됐다. 미국 시카고에서 로펌 ‘회장님’으로 승승장구하던 라가르드는 2005년 프랑스로부터 산업통산부 장관직 제의를 받고 금의환향했다. 이후 2007년에는 농업장관을 거쳐 첫 여성 재무장관직에 올랐다. 그의 이름이 국제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에서 재정위기가 발생했을 때 유럽 각국의 입장을 잘 조율하며 협상력을 인정받았기 때문. 그 결과 이듬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선정한 유럽 최고 재무장관에 이름을 올렸다. 이를 바탕으로 2011년에는 성추문 사건으로 불명예 퇴진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총재 후임으로 낙점됐다.

◇ 경제계의 패셔니스타=라가르드 총재는 소위 ‘패션 피플’ 사이에서도 옷 잘입기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다. 2011년 미국 패션매거진 베니티페어가 ‘세계에서 가장 옷 잘 입는 여성’으로 뽑을 정도로 탁월한 패션감각을 자랑한다. 그의 패션감각이 결정적으로 빛난 것은 지난해 11월 30일. 중국 통화 위안화가 미국 달러, 영국 파운드, 일본 엔, 유로화에 이어 5대 기축통화가 되느냐 여부에 전세계에 이목이 집중된 순간이었다. 그는 이날 IMF 본부에서 열린 중국 위안화의 IMF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에 편입을 공식적으로 밝히는 기자회견 자리에 붉은색 무늬의 스카프와 빨간색 귀고리를 하고 등장했다. 취재진들은 그의 패션 아이템만으로 중국 위안화 SDR 편입을 먼저 알아차렸다. 빨간색은 중국에서 행운의 상징으로 통하는 색이다. 평소 샤넬 재킷과 에르메스 백을 즐겨 착용하는 등 패션과 악세사리 착용을 즐겨하는 탓에 ‘프랑스 명품 브랜드 비공식 홍보대사’라는 별명도 따라다닌다. 이 때문에 경제계 안팎에서는 그의 패션스타일에 따라 세계 경제를 미리 가늠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최근 극도로 심플한 의상 스타일은 퍽퍽한 세계 경제를 암시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농담도 나온다.

◇ 신흥국 목소리를 높이다= “IMF 개혁안이 통과되면 벨리댄스를 추겠다.” 지난 2014년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서 라가르드가 2010년부터 미뤄져 왔던 IMF 출자할당액(쿼터) 관련 개혁안에 대한 미 의회 비준을 촉구하기 위해 공약 아닌 공약을 내걸었다. 그는 IMF 총재직에 취임하자마자 IMF 내 신흥국의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라가르드는 중국 인민은행 부총재 출신인 주민을 IMF 부총재로 임명하는 등 신흥국 위상 강화에 물밑 작업을 해왔다. 이 개혁안은 그간 미국 의회의 반대로 5년 가까이 시행되지 못했으나 지난해 12월 미국 의회에서 관련 예산안이 통과되면서 지난달 26일 빛을 보게 됐다. 이에 따라 브릭스 국가들인 브라질, 중국, 인도, 러시아도 출자율 기준으로 10위권 내로 진입하게 됐으며 한국의 쿼터도 1.41%(18위)에서 1.8%(16위)로 늘어나 두 계단 상승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혁안이 발효되면서 그의 연임 가능성도 커졌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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