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부문 인수전에서 미국 펀드 KKR과 일본 관민기구인 산업혁신기구(INCJ)를 축으로 하는 ‘미일 연합’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부상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8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 펀드를 주축으로 한 인수이면 보안 상의 제약이 적고 조기에 자금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도시바 측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에 2차 입찰 마감 기한은 이달 19일이지만 그 전에 최종 인수처를 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소식통 중 1명에 따르면 미일 연합에는 KKR과 INCJ에다 일본정책투자은행도 가세할 전망이다. 여기에 도시바와 합작으로 반도체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 웨스턴디지털도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 연합은 도시바의 반도체 메모리 사업에 1조8000~2조1000억 엔에 입찰할 의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마감한 1차 입찰에는 미국 브로드컴, 한국 SK하이닉스, 대만 혼하이정밀공업이 참가했으며, 웨스턴디지털도 인수 제안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KKR과 INCJ, 일본정책투자은행, 웨스턴디지털 등으로 구성된 미일 연합체가 낙점되면 1차 입찰에 참여한 주요 3사는 헛물을 켠 셈이 되는 것이다.
도시바는 6월 하순 주주총회 전에 매각을 결정할 의향이지만 넘어야할 산이 많다. 반도체 기업의 경우에는 각국의 반독점 심사가 필요한데다 일본정부가 기술 유출을 우려해 해외 기업에 매각할 시에는 외환법 심사 대상이 된다. 따라서 도시바는 리스크를 최대한 감안해 최종 후보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