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주 대분석] 16년만에 나란히 상장한 VC주…정책 기대감 타고 훨훨

입력 2017-12-1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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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에스인베스트먼트·DSC인베스트먼트

지난해 12월 코스닥시장에서는 증시에 나란히 입성한 두 회사가 주목을 끌었다. 벤처캐피탈(VC)업체인 ‘티에스인베스트먼트’와 ‘DSC인베스트먼트’다. 티에스인베스트먼트는 12월 15일, DSC인베스트먼트는 12월 19일에 각각 증시에 간판을 올렸다. 2000년 우리기술투자 이후 벤처캐피탈 상장의 명맥이 끊겼던 국내 증시에서 16년 만의 일이었다.

◇저조한 공모성적…상장 후 대선 호재로 훨훨 = 벤처캐피탈들의 증시 입성은 과거 ‘벤처 붐’이 한창이던 2000년을 전후해 이뤄졌다. 현재까지 코스닥시장에 남아있는 벤처캐피탈 상당수는 이 시기에 상장에 성공했다. 하지만 코스닥시장의 버블이 꺼진 뒤, 벤처캐피탈의 상장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2011~2012년에는 불투명한 재무구조와 부적절한 금전 거래 등으로 제일창업투자, 무한투자 등이 연이어 코스닥에서 퇴출되기도 했다.

과거 일부 벤처캐피탈업체의 불안한 수익 구조와 불공정거래 전력은 투자자들에게 선입견을 갖게 했다. 티에스인베스트먼트와 DSC인베스트먼트가 상장을 준비할 때도 시장의 반응은 좋지 못했다. 두 회사 모두 공모가가 희망공모밴드를 한참 밑도는 수준에서 정해졌다. 티에스인베스트먼트의 희망공모가는 1450~1550원이었지만 공모가는 1300원으로 결정됐고, DSC인베스트먼트 또한 희망밴드 2500~2800원의 하단에 못 미치는 1700원에 공모가를 결정했다.

하지만 상장 이후 본격적인 거래가 시작되자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촛불 정국으로 예정보다 일찍 시작된 대선 레이스는 두 회사의 주가에 큰 힘을 실었다. 잠재적인 대선후보들이 일제히 ‘4차 산업혁명’을 화두로 내걸면서 벤처캐피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높아졌다. 선거 열기가 고조되던 올해 1분기 DSC인베스트먼트는 160.20%, 티에스인베스트먼트는 79.6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해당 기간 코스닥시장에서 5위와 10위에 해당하는 상승률이다.

이달 15일 현재 DSC인베스트먼트와 티에스인베스트먼트 주가는 5290원, 3215원이다. 대통령선거가 끝난 뒤 주가에 반영됐던 기대감이 빠져나가면서 고점보다는 많이 하락했지만, 공모가격과 비교하면 각각 211.18%와 147.31%의 수익률을 기록한 수치다. 16년 만에 이뤄진 벤처캐피탈의 상장이 비교적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벤처캐피탈업계에서도 두 회사의 증시 안착으로 업계가 한 층 발전하는 계기를 맞았다며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책 기대감은 집권 2년차에 정점…내년 전망은 ‘맑음’ = 두 회사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나쁘지 않다. 증권업계는 2018년에 문재인 정부의 벤처육성정책 수혜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벤처캐피탈의 기업 가치도 동반 상승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집권 2년차는 정책 실행도가 높아지는 시기라는 점에서 주식시장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해 중소·벤처 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중소·벤처기업 정책 주무부처인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격상하는 동시에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흩어진 관련 예산 16조 원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또한 정부는 벤처투자촉진법을 통해 벤처기업 투자 활성화와 펀드 조성을 유도하고 2022년까지 신규 벤처펀드 5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특히 모태펀드에 역대 최대 규모인 8000억 원이 투입되는 등 벤처캐피탈 업계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되는 중이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벤처투자 진흥을 위해 IPO, M&A 등을 활성화해 벤처 투자가 선순환되는 쪽으로 정책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면서 “벤처캐피털 산업이 당분간 수혜를 입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두 회사가 성공적인 상장을 마친 영향으로 그간 상장에 소극적이었던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IPO를 준비하는 곳이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14일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에 대해 상장예비심사를 승인했고 SV인베스트먼트, 네오플럭스 등이 IPO를 추진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한동안 명맥이 끊겼던 벤처캐피탈업체의 IPO가 많아진 데는 티에스인베스트먼트와 DSC인베스트먼트가 주식시장에 안착한 영향이 컷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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