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1달러를 2만 원에 산 묻지마 투자

입력 2019-09-0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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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람 중기T부 기자

1달러를 2만 원에 산 사람이 있다면 바보 취급을 받을 게 뻔하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언저리에서 오르내리고 있으니, 16배나 비싸게 주고 산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웃지 못할 이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가상화폐(암호화폐·코인) 중에는 안정적 가치 저장 수단을 만들기 위해 ‘스테이블(가치고정형)’ 코인이란 게 있다. 발행량만큼의 달러를 담보하든지, 가상화폐를 담보로 일정 가치만큼 발행하는 등 스테이블 코인의 방식은 다양하다.

이 중 ‘다이(DAI)’라는 코인은 이더리움을 담보로 해 빌릴 수 있는 스테이블 코인이다. 1다이와 1달러의 가치에 차이가 생기면, 발행량을 조절하도록 대출 금리를 변경하는 원리다.

시장의 상황에 따라 변하긴 하지만, 1년 넘게 운영되면서 대략 1달러와 가치를 비슷하게 유지해오고 있다. 코인 시장에선 1다이의 가치가 크게 오르거나 내리면 싸게 사서 비싸게 팔려는 거래자들도 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가 운영되는 블록체인 프로그램에 중대한 결함이 없다면, 달러 가치와 비슷하게 유지된다는 시장의 공감대도 형성돼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이런 원리나 기술에 대해선 관심이 별로 없는 듯하다.

지난달 9일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BTC 마켓에 다이가 상장될 때, 1다이가 4000원 넘게 거래됐다.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27일 코빗 상장 땐 최고 2만 원에 거래됐다. 실제로 각종 코인 커뮤니티엔 1다이를 2000원, 3000원에 사놓고 더 오를 가능성이 없느냐는 투자자도 꽤 있었다.

전문 트레이더들은 1달러 가치(당시 1200원)를 고정하도록 설계된 코인을 그 이상 주고 차익을 벌려 하는 투자에 대해 너무 위험한 투자라고 경고한다. 가상화폐의 특징과 기술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해했다면, 1달러 가치를 유지하도록 발행된 코인을 2만 원 주고 살 일은 없었을 것이다.

투자에 앞서 어떤 코인인지 신중히 생각하고, 사전 조사하는 투자 습관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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