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드론이 뒤흔든 글로벌 에너지 지형...석유 의존도 낮춰라

입력 2019-09-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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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영 국제경제부 기자

세계 경제 곳곳이 지뢰밭이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살얼음판을 걷는 가운데 다른 곳에서 일이 먼저 터졌다. 14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시설 두 곳이 드론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로써 하루 570만 배럴의 원유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는 사우디 산유량의 절반이며 전 세계 산유량의 5%에 해당하는 규모로 글로벌 원유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사우디 원유 의존도가 높았던 아시아 시장이 초조해졌다.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등 사우디산 원유 최대 고객들은 유가가 20% 가까이 치솟자 좌불안석 상황에 놓였다.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각국이 전략비축유를 늘려왔지만 오래 버틸 수준은 아니다. 일본이 230일분의 비축유를 보유한 반면 인도는 12일치에 불과해 공급 차질 사태가 2주 이상 길어질 경우 위험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안 그래도 경제 둔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이들 국가가 물가 폭등과 경상수지 적자에 휘청일 가능성을 경고했다.

자다가 봉변을 당한 세계의 관심은 드론 공격의 배후에 누가 있는가를 넘어섰다. 석유왕국에 의존하는 에너지 공급망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전 총리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BNP파리바 포럼에서 “세계에서 가장 불안정한 지역의 석유를 가장 많이 소비하고 있다는 게 아이러니”라면서 “이번 사건은 세계가 석유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또 다른 경고”라고 강조했다. 마크 루이스 BNP파리바에셋매니지먼트 지속가능성 연구 부문 전문가도 “글로벌 에너지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면서 “재생에너지가 저렴해지고 있으며 석유와 비교해 더 큰 경쟁력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망도 나쁘지 않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10년에만 해도 대체 전력으로서 재생에너지의 존재감은 제로에 가까웠다. 그러나 불과 10년여 만인 4월 처음으로 전력 공급원으로서 재생에너지가 석탄을 앞질렀다. 블룸버그는 2025년께 재생에너지 전력 발전소가 비재생에너지 발전소 수를 넘어서고 2050년경엔 태양광과 풍력이 세계 전력 공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재생에너지는 기후변화 차원에서 주로 다뤄진 주제였다. 그러나 재생에너지는 이제 양심의 문제를 넘어서 지속적 경제성장을 위한 필수요소로 고려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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