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만 아니면 돼”...美월가, 민주당 워런 라이벌에 기부금 몰아준다

입력 2019-10-2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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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 후보인 엘리자베스 워런. AP연합뉴스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 후보인 엘리자베스 워런. AP연합뉴스
미국 기업들 사이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엘리자베스 워런에 대한 경계심이 강해지고 있다. 급진 좌파로 금융 규제 강화와 부유층 증세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워런이 당선이라도 될 경우 기업들에 대한 압박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기업 회의나 사교 모임, 업계 행사에서 우려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미국 감시단체 ‘책임 있는 정치센터(CRP)’에 따르면 2020년 미국 대선을 위한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9월 말까지 워런의 경쟁 후보들에게 5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금융업계의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는 워런이 지명되면 본선에서는 투표하지 않겠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어느 변호사는 워런의 정책을 ‘계급투쟁’이라며, 자신의 사모펀드 업계 고객은 ‘ABW(anybody but warren, 워런만 아니면 누가 돼도 괜찮다) 열차’에 탔다고 농담했다고 말했다.

대선 경선에서 이른 바 ‘모기장 밖’에 놓은 상황은 기부자들에게는 처음 경험하는 일이다. 이제까지는 후보자에게 의뢰를 받아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기 위해 정치 조직 결성과 자금 제공을 해왔다. 다만, 이번만은 워런의 정책을 비판하면 그의 메시지를 거드는 꼴이 돼 그의 인기를 한층 북돋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뉴욕의 한 투자자는 “월가 사람이 입을 다물어야 한다고 배운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워런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될 경우, 그와 월가 간 험악한 관계는 본선을 위한 민주당의 자금줄을 끊어버리게 될 수도 있다. 이미 민주당 상대 후보로 기정사실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거액의 기부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워런은 금융 업계와 대기업, 정치에 대한 영향력을 비판하는 것 등으로 지지를 받으며 소액 기부를 통해 거액의 자금을 모아왔다. 9월 중순 월가에서 그리 멀지 않은 워싱턴스퀘어파크에서 열린 선거 집회에서는 2만 명의 관객을 앞에두고 “부패가 미국 경제를 파괴했다”고 호소했다.

금융 업계는 미 전역의 다른 유권자 그룹과 비교하면 규모는 크지 않지만, 선거 자금 모금에서는 영향력이 크다. 2008년 대선 경선 당시 포퓰리즘적인 주장을 내걸었던 버락 오바마조차도 오린 크레이머, 조지 소로스 두 사람을 비롯한 금융계의 거물과 손을 잡았다. 하지만 워런은 그런 인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2016년 대선 당시 증권 투자업계는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 진영과 외부 지원 조직에 약 88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진영과 외부 지원 조직에 준 기부금은 2100만 달러 미만이었다.

연방선거위원회(FEC)에 따르면 워런은 9월 말까지 약 5000만 달러를 모았다. 하지만 이 중 증권 투자 업계의 기부금은 21만4000달러에 그친다.

대신에 금융권 자금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인 피트 부티지지와 코리 부커 상원의원에게 흘러갔다. 부티지지에 대한 금융계 기부금은 2분기에서 3분기 사이에 2배 이상 늘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소로스와 블레어 이프런 등 월가의 유력한 민주당 지지자들은 어떤 후보를 지지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지지를 표명한 유명 인사는 크레이머가 부티지지를, 힐드레드캐피털파트너스의 데이비드 솔로몬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를 밝힌 게 전부다.

솔로몬은 9월 5일 바이든을 위해 개최한 모금 행사에서 “지금은 실험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최선의 후보는 바이든”이라고 호소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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