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지식산업센터… 다섯 곳 중 한 곳은 '공실'

입력 2019-11-14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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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19-11-13 17:35)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최근 5년간 472곳 승인… 공급 과잉에 198곳 사무실 놀려

서울 성동구 성수동 A 지식산업센터는 2015년 문을 열었다. 분양회사는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알짜 수익형 부동산이라며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 하지만 이 지식산업센터엔 4년째 입주 기업이 한 곳도 들어오지 않고 있다.

수도권 지식산업센터(옛 아파트형 공장) 공급시장이 과열 양상을 빚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지금까지 당국이 승인한 지식산업센터는 1109곳이다. 최근 5년 동안(2014년~2019년 10월)에만 472곳이 새로 승인받았다. 특히 서울 성동구와 구로구, 금천구 등은 지식산업센터의 메카로 꼽힌다. 최근엔 경기 시흥시와 남양주시 등 수도권 신도시에도 지식산업센터가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부동산 큐레이션 업체인 경제만랩의 오대열 리서치팀장은 “역대 최저 수준의 기준금리와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에 더해 취득세 및 재산세 등 세제 감면 혜택까지 3년 연장되면서 지식산업센터가 많은 이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몇 년 전부터는 투자 잠재력에 주목한 대형 건설업체들도 잇따라 지식산업센터 사업에 뛰어들었다.

문제는 A 지식산업센터처럼 오랫동안 공실(빈 사물실)에 시달리는 등 공급 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산업단지공단은 지식산업센터 198곳이 공사를 끝내고도 입주 업체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지식산업센터 다섯 곳 중 한 곳은 사무실을 놀리고 있다는 얘기다.

공실의 가장 큰 원인은 공급 과잉이다. 지식산업센터의 핵심 타깃은 중소기업이나 창업기업인데, 이들의 수요는 공급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체 지산앤의 박희성 대표는 “기업이 적은 지역을 중심으로 지식산업센터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기업이 입주를 하지 않고 공실 문제가 생기다 보니 분양률도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최근 지식산업센터가 굉장히 늘어났다. 가격 변동도 심하다”며 “위험 수준에 있는 지역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 과잉 현상이 벌어지다 보니 지식산업센터들 간 수요자 유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구로구 등 지식산업센터가 많은 지역에선 구축 센터의 고민이 깊다. 기업들이 쾌적한 환경을 찾아 신축 지식산업센터로 빠져나가고 있어서다. 소형 지식산업센터나 교통이 열악한 지식산업센터에서도 기업이 빠져나가 골치를 앓고 있다.

지식산업센터들은 기업을 붙잡기 위해 차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무실 크기를 늘리고 센터 안에 영화관이나 도서관ㆍ체육관 등 입주 기업을 위한 편의시설을 들여놓고 있다. 지식산업센터의 크기가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 2년 동안에만 연면적 10만 ㎡ 이상 대형 지식산업센터 14곳이 승인을 받았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 동안 승인된 대형 지식산업센터(16곳) 수와 비슷하다. 오 팀장은 “다양한 키 테넌트(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핵심 점포)와 문화시설을 유치하고 특화된 지원시설과 테마를 도입해 지역의 랜드마크로 조성되는 복합 지식산업센터가 늘어나면서 규모 자체도 갈수록 커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심 교수는 “대형 지식산업센터가 늘어나면 공급 과잉 현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며 기업 등이 많지 않고 외진 지역에 있는 지식산업센터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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