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한 토막] 수능 치른 이들을 위해

입력 2019-11-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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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라 편집부 교열팀 차장

지난주 목요일, 조카가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렀다. 수도권에서는 올가을 들어 처음으로 한파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전국이 전날보다 기온이 10도가량 급격하게 떨어지고 일부 지역에서는 강한 비바람과 함께 눈까지 내려 체감온도는 더 낮았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총 12년 동안 학교 공부에 열심히 임했던 조카는 ‘2019년 11월 14일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5시 40분까지’ 수능 시험을 치르느라 모든 것을 쏟아냈다. 조카는 시험을 치른 후 가채점을 했는데 그 결과가 예상보다 낮게 나왔다며 실망했다. 12년간 셀 수 없이 많은 시험을 치르며 자신의 목표를 향해 노력했을 조카의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려줬다. 그간 힘들었을 긴 여정을 짐작하기에 더 이상의 위로의 말이 필요치 않았다.

수능 등 모든 시험은 ‘치르다’라는 동사와 함께 쓰인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치르다는 ‘치른’ ‘치렀다’ ‘치르느라’ ‘치르며’ 등으로 활용한다. ‘치르다’는 시험 외에도 잔치나 장례식 등과 같이 어떤 일을 당하여 겪어 내는 것, 주어야 할 돈을 내주는 것 등을 의미한다. “결혼식을 치렀다” “가게에서 밥값을 치르고 나왔다”와 같이 쓸 수 있다.

그런데 치르다를 ‘치루다’로 잘못 알고 있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 “시험을 치뤘다” “잔치를 치루느라 정신이 없었다” “잔금을 치루고 계약서를 수정했다” 등처럼 틀리게 쓰는 경우가 잦다. 이는 ‘치렀다’ ‘치르느라’ ‘치르고’로 써야 바르다. 왜냐하면 ‘치루다’는 표준어에 등재되지 않은, 우리말에 존재하지 않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민법 제4조에 따라 만 19세가 되면 성년이 된다. 사람이 독립하여 법률행위를 할 수 있는 능력을 인정받는 연령을 의미하는 것이다. 수능을 치른 대부분의 수험생도 내년부터는 법이 인정한 성년이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계획하여 개척할 수 있다. 수능을 잘 치러서 원하는 대학에 가든, 그렇지 않아 다른 길을 택하든 앞으로의 삶은 오로지 자신의 노력에 의해 결정된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여 자기 삶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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