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바이오 큰손' SK와 삼성의 서로 다른 길

입력 2019-11-18 17:00 수정 2019-11-1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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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의 뇌전증 혁신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진출 여부가 이번 주 판가름난다. 세노바메이트는 SK가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허가 절차까지 모두 독자적으로 진행한 신약이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중 자력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3상을 제대로 마무리한 곳은 SK바이오팜이 유일하다.

1993년 신약 연구·개발(R&D)에 뛰어든 SK는 26년 동안 중추신경계 신약 개발에 주력했다. 첫 번째 성과는 올해 3월 수면장애 치료제 '솔리암페톨'의 FDA 허가로 나타났다. 솔리암페톨은 미국에 이어 유럽 시장 진출도 가시화했다.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15일(현지시간) 판매 승인을 권고하면서 내년 1월께 시판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국내 대기업 중 바이오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곳은 SK 외에도 삼성이 있다. 두 기업의 전략은 대조적이다. SK가 '뚝심'이라면 삼성은 영리했다. 삼성은 미래가 불확실한 신약 대신 개발 시간과 비용이 절감되는 바이오시밀러를 선택했다.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이듬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하고 막강한 자본력을 무기로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에 뛰어들었다.

삼성이 내놓은 제품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수조 원대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다. 바이오시밀러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유럽 시장을 먼저 공략해 차근차근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설립 이래 꾸준히 적자를 내던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첫 흑자를 기대 중이다.

그러나 진입 장벽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추격당하기 쉽다는 뜻이다. 이제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면 바이오시밀러가 동시에 쏟아진다. 제 살을 깎아가며 경쟁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바이오시밀러로는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없다.

SK는 오리지널의 뒤를 따르는 대신 스스로 오리지널이 되는 쪽을 택했다. 처음에는 무모한 도전이었을지 몰라도 이제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도전이 됐다. 때로는 쉬운 길보다 어려운 길을 택하는 뚝심이 필요하다. 그것이 미래가 걸린 일이라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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