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장절벽 경제, 잃어버린 시대 넘어야 한다

입력 2020-01-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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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새해다. 어렵고 답답함에 짓눌렸던 작년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마저 버거운 현실이다. 어제까지의 일상이 오늘부터 달라질 게 없으니 미래는 안갯속이다. 국민들은 불안하고 희망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전전긍긍한다. 불확실성이 지배하면서 잃어버린 시대의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드는 것 아닌가 걱정부터 앞선다.

지난해 한국 사회는 정치·경제·안보 뭐 하나 제대로 풀린 것 없이 뒷걸음질만 쳤다. 1년 내내 아수라장 정치판과 사상 최악의 ‘막장 국회’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다. 경제는 추락했다. 집값만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모든 것이 엉망이었다. 작년 성장률은 잘해야 1.9∼2.0%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다. 핵을 든 북한의 위협과 도발이 되풀이되는데, 안보의 보루인 한·미동맹은 금가는 소리만 커졌다.

무엇보다 먹고사는 경제가 큰 일이다. 정부는 지난해의 바닥에서 벗어난 올해 2.4% 성장률을 제시했지만, 민간 주체들의 체감은 먹구름이다. 글로벌 컨센서스도 더 낮은 성장을 예상한다. 해외투자은행(IB),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2∼2.3% 수준이다. 2020년 경제지표가 나아진다 해도 경기 반등의 모멘텀으로 보기 어렵다. 워낙 나빴던 작년의 기저(基底)효과이고, 오히려 장기침체가 우려된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가 1965년 이후 가장 낮은 0.4% 상승에 그침으로써 최악의 디플레이션에 대한 위기감까지 커지고 있다.

난제인 고용사정도 암담하다. 취업자수, 고용률, 실업률 등의 지표는 개선되고 있지만 착시(錯視)다. 경제현장의 주력인 30∼40대 취업자는 2년 이상 계속 줄어들고 있고, 세금 쏟아부어 만든 60대 이상의 초단기 저임금 노인일자리만 급증했다. 중추 산업인 제조업과 금융 등의 좋은 일자리도 1년 이상 감소세다. 수출·생산·투자 부진으로 지속가능한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더구나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대량해고 공포까지 닥쳐오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은 여전하고, 세계 경제 회복은 아직 기대 난망이다. 4월 총선을 앞두고 기승을 부릴 기득권의 분출과 포퓰리즘 정책 또한 경제의 독(毒)이 될 것이다. 개선 기미가 없는 규제의 그물은 성장의 원동력인 기업가정신을 말살하고 있다.

성장절벽과 경기 후퇴의 악순환에 빠져드는 양상이다. 망해가는 경제, 희망이 사라진 사회로 고꾸라질 위기에 직면해 있다. 문재인 정부 4년차다. 성장엔진을 복원시켜 이 추락의 흐름을 빨리 되돌리지 않으면 경제활력을 살리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 기회가 없다. 비상한 각오로 규제의 혁파, 노동시장과 산업구조 개혁, 혁신성장 기반 구축 등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우리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착각에서부터 벗어나 경제정책의 틀부터 완전히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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