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위기의식 과도해도 위기는 위기다

입력 2020-01-08 1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최근 경제 상황을 이야기할 때 기획재정부에서 종종 인용하는 표현 중 하나가 자기실현적 위기다. 과도한 위기의식이 실물경기를 더 위축시켜 실제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는 말이다. 이는 언론에 대한 불만이기도 하다. 모두가 합심해 경제심리를 살려야 할 상황에 하루가 멀다고 디플레이션 우려,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 등 위기론을 쏟아내니 불편할 만도 하다.

하지만 위기의식이 과도하다고 해도 위기는 위기다. 대내적으론 저출산·고령화로 경제활동인구 감소, 소비 둔화가 가팔라지고 있고, 노동·생산은 기술·산업 변화 속도를 못 따라가고 있다. 대외적으론 보호무역주의 확대로 교역량 증가세가 둔화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미·중 무역분쟁에 더해 미·이란 무력충돌까지 발생하고 있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에 국가 간 갈등은 지역과 형태를 불문하고 악재다. 더욱이 이란 등 중동엔 우리 기업들도 다수 진출해 있다.

경제 상황이 변화할 때 정부만 준비가 필요한 게 아니다. 기업 등 경제주체도 준비가 필요하다. 경제심리 위축을 막겠다고 위기를 감추면 경제 주체들은 위기에 대응할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 사업을 정리·변경할 시기를 놓치고, 대체 거래선을 확보할 시기를 놓친다. 어떤 기업은 신호를 잘못 잃고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했다가 폐업으로 내몰릴 수도 있을 것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중동 사태와 관련해 “우리는 견고한 대외건전성 등에 비추어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겠으나, 엄중한 경계로 냉철하게 상황을 직시해 적기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냉철하게 상황을 직시하는’ 것만큼 중요한 게 ‘직시한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그게 자기실현적 위기로 이어질 것 같다면, 위기의식보다 더 큰 희망을 보이면 되지 않겠는가. 철저한 대비와 대응방안 마련·집행을 통해서 말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여의도4PM' 구독하고 스타벅스 커피 받자!…유튜브 구독 이벤트
  • “흙먼지에 온 세상이 붉게 변했다”…‘최악의 황사’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이슈크래커]
  • 동성 결혼, 반대하는 이유 1위는? [그래픽뉴스]
  • 도지코인, ‘X 결제 도입’ 기대감에 15.9% 급등 [Bit코인]
  • “청와대 옮기고, 해리포터 스튜디오 유치”…4·10 총선 ‘황당’ 공약들 [이슈크래커]
  • 드디어 ‘8만전자’...“전 아직 96층에 있어요” [이슈크래커]
  • 주중 재벌, 주말 재벌, OTT 재벌…‘드라마 재벌家’, 이재용도 놀랐다 [요즘, 이거]
  • 지하철 파업 때는 ‘대체 인력’ 있지만 버스는 단 한 대도 안 와…왜?
  • 오늘의 상승종목

  • 03.2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9,913,000
    • -1.44%
    • 이더리움
    • 5,044,000
    • -1.43%
    • 비트코인 캐시
    • 873,000
    • +7.84%
    • 리플
    • 908
    • +2.48%
    • 솔라나
    • 268,300
    • +0.6%
    • 에이다
    • 944
    • +1.4%
    • 이오스
    • 1,598
    • +4.86%
    • 트론
    • 172
    • +0%
    • 스텔라루멘
    • 205
    • +4.59%
    • 비트코인에스브이
    • 137,300
    • +3.62%
    • 체인링크
    • 27,220
    • -1.2%
    • 샌드박스
    • 1,015
    • +2.8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