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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그들이 말하는 투명성과 공정성

입력 2020-01-10 05:00

곽진산 금융부 기자

새로 임명된 기업은행장이 며칠째 노조로부터 출근 저지를 당하고 있다. 노조는 ‘낙하산 인사’에 대한 정부의 책임과 사과를 요구하며 윤종원 행장과의 대화도 거부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국정철학을 잘 아는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정확하게 대답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낙하산 인사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누구는 낙하산이라고 하고, 누구는 아니라고 한다. 그러면 낙하산 인사란 무엇일까.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보통 능력·자질·경험이 없는 사람을 윗선에서 임명했을 때를 말한다.

능력이나 자질, 경험에 대한 평가는 주관적이기에 낙하산 인사는 결국 정의하기 어렵다. 모호한 의미 때문인지 공격할 때도 그 칼날이 무디고, 방어할 때도 취약하다.

모호한 의미를 적용한다고 하자. 그러면 낙하산 인사는 무조건 좋지 않을까. 여기에도 의견은 갈린다. 전문성이 있고 결과가 좋다면 나쁜 건 아니라고 한다. 혹자는 이 경우 정치적 임명이어도 상관없다고 말한다. 이 주장대로라면 기업은행장 인선 논의에서 문제가 되는 건 없다. 윤종원 행장도 자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했고,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정확한 평가는 윤 행장이 임기를 마친 후 결과에 기댈 수밖에 없다. 이미 자리를 떠난 후에야 낙하산 인사란 비판이 가능한 셈이다. 만약 결과가 좋지 않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이미 사라진 권력에 물어야 한다. 이처럼 임명 과정에서의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으면 모든 것은 결과론에 불과해진다.

마지막으로 기업은행장은 투명하게 선정됐는가. 이건 정확하게 대답할 수 있다. 누가 선정했는지 어떤 이유로 발탁했는지 정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투명한 절차에 따라 임명하자는 요청도 묵살했다. 투명하지 않았으니, 공정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이번 정권은 지난 정부의 폐쇄적인 면과 불공정성을 규탄하며 권력을 얻었다. 그들이 말한 투명성·공정성이 지금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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