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대책, 리스크 관리 초점…업계는 시장 위축 우려

입력 2020-02-1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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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술한 시장 규율ㆍ투자자 보호취약 펀드 구조 등 규제

▲사모펀드 시장 현황. (자료=금융위원회)
▲사모펀드 시장 현황. (자료=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은 ‘라임 사태’가 불거진 원인을 토대로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를 마련했다. 사모펀드 시장이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참여자들이 리스크 관리에 나서라는 주문이다. 하지만 활성화 방향은 유지하겠다는 당국 기대와 달리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사모펀드 현황 평가 및 제도개선 방향’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대책 방향성에 대해 “모험자본 공급 등 사모펀드 순기능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부 부작용을 해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술한 시장 규율…상호 감시 체계 마련

당국은 최근 라임 사태로 인한 사모펀드 실태점검에서 규율 없는 시장과 투자자 보호에 취약한 일부 펀드 구조를 문제로 삼았다.

규제가 덜한 사모펀드는 시장 규율을 통해 위험관리가 이뤄져야 함에도 시장참여자들의 역할과 책임이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운용사는 라임 사태처럼 내부통제 없이 특정 운용역이 불건전 영업을 다수 저지를 수 있고, 판매사는 리스크 고려 없이 판매에만 유리한 구조로 운용사에 펀드 설정ㆍ운용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상호 감시ㆍ견제 시스템이 도입된다. 운용사는 유동성ㆍ레버리지 위험 등을 관리할 수 있는 위험관리 체계를 구축해 집합투자규약에 반영한다. 또 자사펀드 간 자전거래 시 거래 자산의 가치를 임의로 평가할 수 없다. 금융사고 발생 시 손해배상책임 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수탁고에 비례해 자본금을 추가 적립하는 의무도 진다.

판매사는 펀드 운용에 대한 점검 의무가 부여된다. 문제 발견 시 판매사가 운용사에 시정 요구하고 투자자에게 통지하도록 한 것이다. 이외에도 수탁기관과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증권사가 운용사의 운용상 위법ㆍ부당행위를 감시해야 한다. PBS는 증권사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신용공여, 펀드재산 보관ㆍ관리, 증권대차, 컨설팅 등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다. 이 때문에 운용사의 위법ㆍ부당행위를 가장 신속히 인지할 수 있는 위치다. PBS는 또 사모펀드에 제공한 레버리지 수준을 평가하고 리스크 수준을 통제할 책임이 생긴다.

◇투자자 보호 취약한 펀드구조 손질…TRS 일방적 계약종료도 대책 강구

문제의 또 다른 한 축은 현금화가 어려운 비유동성 자산에 투자함에도 개방형 펀드를 설계한 유동성 위험이다. 여기에 총수익스와프(TRS)를 통해 대출을 끌어들인 점이 문제를 더 키웠다.

이에 사모사채ㆍ메자닌 등 비유동성 자산 투자비중이 높은 경우 개방형 펀드로 설정하는 것이 금지된다. 또 개방형 펀드는 주기적으로 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 폐쇄형이더라도 펀드자산의 가중평균 만기 대비 펀드 만기가 현저히 짧은 펀드 설정은 제한된다.

여기에 특정 펀드 손실이 다른 펀드로 확산ㆍ전이될 수 있는 복층ㆍ순환 투자구조 펀드에 대해서도 개선이 이뤄진다. 복층 투자 구조에 대해선 당국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복층 구조 내 만기미스매치 관련 유동성 규제를 도입한다. 개방형 펀드가 폐쇄형 펀드 편입시 이를 비유동성자산으로 분류하는 식이다. 여기에 자사펀드간 상호 순환투자는 금지된다.

또 손익폭이 커지는 TRS에 대해선 레버리지 목적으로 계약할 경우 전담중개계약을 한 PBS만 대상으로 한다. PBS에 레버리지 정보가 집중되도록 해 관리를 쉽게 하자는 취지다. 우선변제권이 있는 증권사 일방의 임의적 계약 종료로 일반투자자 피해를 막는 방안도 향후 마련된다.

◇당국 “제도탓은 바람직하지 않아”…증권가는 시장 위축 우려

과거 사모펀드 규제 완화가 라임 사태의 원인이라는 지적에 대해 김정각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은 “사모펀드의 문제를 과거 제도 개선의 탓으로 연결ㆍ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다만 제도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일부 예상치 못한 미비점 등에 대해서는 보완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보완한다고 늘려놓은 규제가 오히려 사모펀드 시장을 위축시킨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라임자산운용이 문제가 많았지만 이번 대책은 라임이 잘못한 모든 걸 규제로 막아놓은 내용“이라며 ”사모펀드는 어느 정도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는 전문투자자가 고수익을 위해 뛰어드는 시장인데 규제가 늘어나면서 공모펀드 같은 ‘순한 맛’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문제가 터질 때마다 규제식 땜질이 이어지면서 사모펀드 본연의 색깔을 잃고 있다“며 ”사모펀드에 투자된 일부 자금이 공모펀드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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