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학술지 AI로 분석해보니…김정은시대 키워드는 ‘자본주의·개혁개방’

입력 2020-02-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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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시대와도 70% 차별..김일성, 농업·자본주의비판..김정일, 식민지침탈·생산력증대

▲지난해 12월30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한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2일차 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단상에 오른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2월30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한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2일차 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단상에 오른 모습. (사진=연합뉴스)
북한 학술지 ‘경제연구’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한 결과 김정은 시대 키워드는 ‘자본주의’와 ‘개혁개방’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외부적으로는 자강제일주의와 국산화 장려정책 등 폐쇄·고립주의를 내세우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자본주의 개방경제에 대한 학습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19일 한국은행 전망모형팀 김수현 과장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손욱 교수(전 한은 경제연구원장)가 공동 발표한 ‘BOK경제연구, 북한 경제연구로 분석한 경제정책 변화: 텍스트 마이닝 접근법’ 보고서에 따르면 김정은시대 주된 주제는 국제금융시장 뿐만 아니라 현대적인 경영학, 경제학, 통계학이었으며, 지식강국과 과학강국 등 단어가 등장했다.

이번 분석은 1988년 1월부터 2018년 12월중 북한 학술지 ‘경제연구’에 게재된 논문 총 2757건의 제목을 텍스트로부터 주제를 추출하는 토픽모형인 잠재디리클레할당(LDA·Latent Dirichlet Allocation) 방법으로 관심주제를 추정한 결과다.

구체적으로는 생산과 지식, 기술 등 선대와 다른 주제어 빈도가 높아지고 있었다. 또, 해외 은행제도, 화폐 유통과 환율, 무역이론, 국제화 시대의 경쟁력, 해외 은행제도 운영 방식 등과 같은 내용들이 주요 주제로 떠올랐다.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 개방과 환율, 무역시장 개방 등도 매우 빈번히 등장했다.

특이한 점은 그간 이념중심 서술에서 계량경제 모형을 활용한 다양한 주제들의 논문들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는 파생금융상품거래 위험 회피 측정, 환율예측 경영통계 환시세 영향 요인, 국가외환수지 전략적 작성방법, 기한부환자거래와 기한부환자시세의 결정방법 등 구체적인 지식과 기법이 요구되는 주제들을 다루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머신러닝 등 선진화된 통계기법을 도입하려는 시도도 보였다.

국제금융기구 관련 내용 변화도 있었다. 2000년대 초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orld Bank), 아시아개발은행(ADB)이 간헐적으로 등장했던 반면, 최근엔 아시아하부구조투자은행(AIIB), 정부-외국기업합작투자방식(PPP)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밖에도 2017년부터는 각 논문 말미에 우리의 주제어에 해당하는 실마리어를 추가하기 시작했다.

반면, 김일성시대엔 농촌경제와 자본주의 체제 비판, 공산주의 사회 건설이, 김정일시대엔 식민지침탈에 따른 일본 비판과 생산력증대, 국제경제가 많았다. 논문 제목을 유사도에 따라 군집화하면 1기(1988~1998년)와 2기(1999~2010년), 3기(2011~2018년)로 나뉘었다. 이는 주로 각 통치자별 집권시기(김일성 1988~1994년, 김정일 1995~2011년, 김정은 2012~2018년)와 유사한 것이다.

이밖에도 논문 제목만 보고 AI가 통치자를 맞춘 확률은 최소 64%에서 최대 91%까지였다. 김정은과 직전 통치자인 김정일만으로 구분했을 때는 70%를 맞췄다. 즉, 시대별 논문간 70%나 차이가 있었다는 의미다. 김정은과 김일성과 구분시에는 91%의 예측 정확도를 나타냈다.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을 모두 넣고 분석했을 때 정확도는 64%였다.

김수현 과장은 “북한이 속으로는 개혁개방 경제와 강국건설을 이론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추론이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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