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미국 회사채 신용등급 전망 ‘안정적’→‘부정적’ 하향 조정

미 비금융 회사채 규모 6조6000억 달러...2009년 중반 대비 78% 급증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코로나19 여파로 미국 기업들의 신용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로 ‘주식회사 미국’이 흔들리고 있다.

30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 회사채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코로나19가 몰고 올 세계 경기침체로 부도(default) 비율이 높아질 수 있다”면서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소비에 민감한 분야, 항공·숙박·자동차 등 분야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하향 조정 이유를 설명했다.

국제유가 급락에 따라 원유·천연가스 업계의 위험성도 커졌으며 저금리와 신용여건 악화로 은행업계도 어려움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에드먼드 드포레스트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가 유례 없는 세계 경기침체를 몰고 왔다”면서 “올 상반기 선진국 경제활동도 급격한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유동성 공급을 위해 무제한으로 회사채를 사들이겠다는 조치를 내놓았음에도 이 같은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이에 대해 무디스는 “연준의 조치가 시장 상황 개선에 일부 역할을 하겠지만 신용도가 좋은 투자등급 회사채 매입에만 국한됐다”면서 “부채가 많은 분야 기업들의 취약성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작년 말 기준 미국의 비금융 회사채 규모는 6조6000억 달러(약 8072조원)로 세계 금융위기가 마무리된 2009년 중반 때보다 78%나 급증한 상태다.

CNBC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특약을 맺은 비율이 역대 최저 수준이어서 연쇄 도산이 발생할 경우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드포레스트는 “올해 1690억 달러, 내년 300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가 각각 만기를 맞는다”면서 “차환 발행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