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는 사람 늘어나는데 사는 사람 줄고'...서울 매수심리 '뚝뚝'

입력 2020-04-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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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택 매매우위지수 74.8…39주 만에 최저

서울 아파트 거래시장이 급격히 경색되고 있다. 불어나는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로 팔려는 사람은 슬슬 늘고 있지만 대출 규제와 강화된 자금출처 증빙,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로 인한 경기 둔화 가능성에 살 사람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급매물조차 안 팔릴 만큼 급랭하는 매수심리에 집값 조정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우위지수는 지난주 74.8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 첫 주 70.2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다. 39주 만에 최저치다. 3월 둘째 주 101.7로 소폭 상승하며 100선을 유지했던 매수우위지수는 3주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매수우위지수는 0~200 범위 이내 지수로 100을 넘기면 매수자가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이면 반대로 매도자가 많아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는 뜻이다. 특히 이번주 강남의 매수우위지수는 68.1까지 추락했다. 강북(82.5)은 중저가 아파트가 많아 아직 80선을 지키고 있지만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은 12ㆍ16 부동산 대책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가 3주 연속 격감하고 있다.

거래시장이 매수우위로 돌아서면서 집값은 하락세가 뚜렷하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전용 58㎡는 2월 초 24억 원 수준에서 거래되다 지난달 초 22억6000만 원에 팔리며 1억 원 넘게 하락했다. 도곡동에선 지난달 초 16억 원에 거래되던 삼성아파트 73㎡가 같은달 13억8000만 원까지 떨어졌다. 무려 2억2000만 원 차이다. 강동구에서도 2월 10억 원까지 거래된 삼익그린2차 66㎡가 한 달 만에 3억 원 가까이 추락한 7억3000만 원에 거래됐다. 2월 19억5000만 원에 거래된 송파구 잠실엘스아파트 84㎡는 지난달 초 18억5300만 원으로 1억 원가량 하락했다.

잠실 S공인 측은 “호가가 낮아진 물건은 조금씩 늘어나는데 매수 문의는 현저히 줄었다”며 “자금출처 증빙이 워낙 까다로운 데다 보유세도 늘고, 경기 둔화 가능성까지 커지다 보니 매수를 꺼리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대치동에선 은마아파트 76㎡을 18억 원에 팔겠다는 매도자도 나타났다. 이 면적은 지난달까지 19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낮은 몸값의 아파트가 많은 노도강(노원ㆍ도봉ㆍ강북구)도 집값은 아직 상승세지만 매수 문의는 줄고 있다.

서울 주택시장이 이처럼 얼어붙은 건 강력한 대출 규제와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보유세 증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인한 경기 둔화 가능성 때문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금리에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3개월 연기하는 방안까지 내놨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며 “경기위축이 실물경기를 압박하면서 경기변동에 민감한 재건축 단지들이 잇따라 하락하자 이 영향에 서울 전체 주택시장이 약세장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시장의 현황과 전망을 읽을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들도 이달 일제히 미끄럼을 타고 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선 지난주 서울 아파트 값이 39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부동산114가 조사한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0.31% 떨어지며 7년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다. KB부동산의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기준점인 100 아래인 99를 나타내며 집값 하락 가능성을 점쳤다.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 조정이 당분간 불가피하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강남의 경우 양도세 중과 유예기간 일몰을 앞두고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잇따라 내놓겠지만 매수자가 많아지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강북에선 서울 주택시장의 주축으로 부상한 30대의 매입 기세가 꺾이면서 거래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코로나19 쇼크로 고용 불안 문제가 크게 대두된 데다 서울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줄줄이 이어져 심리적 위축이 불가피해서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한 자금으로 뒤늦게 내 집 마련에 나선 30대가 상투를 잡았다는 지적도 이미 나오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코로나 사태로 경기가 장기적으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커져 부동산 시장이 나홀로 성장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내 집 마련이나 투기수요 위축으로 서울 전체 집값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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